실경에 대한 근대적 시각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작품인 안중식의 ‘영광풍경도(靈光風景圖)’. 전남 영광의 실제 풍경을 현장감 있게 표현했다. 비단에 엷은 색을 입힌 작품으로 1915년 제작됐으며 크기는 170×473㎝이다.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실경에 대한 근대적 시각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작품인 안중식의 ‘영광풍경도(靈光風景圖)’. 전남 영광의 실제 풍경을 현장감 있게 표현했다. 비단에 엷은 색을 입힌 작품으로 1915년 제작됐으며 크기는 170×473㎝이다.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 ‘심전 안중식’ 100주기… 중앙博 근대서화 특별展

‘백악춘효’·‘탑원도소회지도’
국내 소장 안중식 걸작 선봬
日 박물관 소장 서화류 공개
황철·김은호 등 작품도 망라
그림·글씨·삽화 100건 전시

“단절되지 않은 근대미술 확인”
6월에는 학술심포지엄 열려


전통과 모던이 공존한 구한말 혼돈의 시대, 한국 미술은 과연 길을 잃은 것일까. 우리 근현대 미술을 얘기하며 미술사가들은 겸재 정선(1676∼1759)을 거론한 후 곧바로 이중섭(1916∼1956), 박수근(1914∼1965) 등의 현대로 넘어온다. 그러면 우리 근대 한국 미술은 어떻게 된 것일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에서 16일 개막한 한국 근대 서화를 조명하는 특별전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전에 가면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시는 근대 서화의 거장(巨匠)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1∼1919)의 서거 10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1919년 안중식의 서거는 한 예술가의 죽음이 아니라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화단을 이끌었던 기성세대의 퇴장과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안중식은 조석진과 함께 조선 왕실 마지막 화원으로 어진 등 궁중 회화는 물론이고 다방면에 걸쳐 크게 활약했으며 화단의 중심에 있었다. 우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백악춘효’를 비롯해 ‘영광풍경도’(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탑원도소회지도’(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 주요 기관이 소장한 안중식의 걸작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뿐 아니다. 안중식 외에도 당대 수많은 서화가가 남긴 그림, 글씨, 사진, 삽화 등 작품 약 100건이 나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겨 온 다음 처음으로 개최하는 근대 서화 전시로 그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서화 작품을 대거 선보여, 이 시기 미술사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존재 여부만 알려졌던 일본 사노(佐野)시 향토박물관 소장의 한국 근대 서화류 중 일부가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구한말 개화 지식인이었던 김옥균, 독립운동가 오세창과 이회영, 은둔의 서화가 황철, 일본화의 영향을 받은 김은호, 근대의 새로운 서화 창작을 모색했던 이상범과 변관식, 노수현 등의 작품이 망라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이번 전시가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 근대 서화가들의 노력이 결코 단절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됐음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시와 연계해 다양한 학술 행사도 준비했다. 6월 1일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와 공동으로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서화를 돌아보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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