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신용정보·자본시장법 등
일정 파행에 법안처리 올스톱
논의할 법안 50~60개 대기중
핀테크 등 혁신 공염불 될 위기

“늦어도 올 상반기내엔 처리를
정쟁탓 성장기회 잃어선 안돼”


정부가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핀테크(금융+기술), 데이터 경제 등 금융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파행된 국회 문턱에 묶여 공염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정쟁(政爭)으로 시급한 법안 처리가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자칫 글로벌 4차산업 육성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9일부터 법안 심사를 위한 논의를 중단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과정 특혜 의혹 등으로 여야 간 다툼이 커지면서 파행됐다. 정쟁으로 연초부터 국회 문이 닫히면서 개인 간(P2P) 대출 법안, 신용정보법, 자본시장법, 특정금융거래정보법 등 금융혁신 관련법 처리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논의해야 하는 법안이 순서대로 50∼60개까지 줄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금융 혁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은 5개다. 애초 10여 개에 달했던 시급한 처리 법안은 처리가 지연되면서 통과 가능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5개까지 줄었다. 이는 △P2P 대출 관련 법안 △신용정보법 △금융거래지표법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이다. 금융혁신의 문은 열어주되 여러 안전판을 강화한 법안들이다. 이외 비트코인 등 가상 통화 거래소에 자금 세탁 방지를 의무화한 ‘특정금융거래정보법’(제윤경 의원안)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거래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기준을 구체화한 ‘예금자보호법’(지상욱 의원안) 등도 반드시 처리돼야 하는 법안 중 하나다. 하지만 ‘처리가 더 시급한’ 법안에 밀린 상황이다. 처리가 시급한 법안 상당수는 여·야 이견이 좁혀져 논의가 시작되면 단 몇 분 내에도 통과될 수 있는 상태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가장 처리가 시급한 법안은 ‘P2P 대출 법안’이다. 개인끼리 자금을 연결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받고, 차입자는 제2금융권에 비해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법안이 없기 때문이다. 허위 대출이나 대출금 미상환 등 사고도 속출해 이를 규율할 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사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이나 상품 개발 등 실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신용정보법’ 처리도 늦어지면서 금융혁신에 나서려는 금융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카드수수료 대신 빅데이터를 신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카드사들은 “법 통과가 요원하니 당장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도 애매하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혁신 바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올 상반기 중에는 신용정보법 등 금융혁신법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중반 이후로 가면 내년 총선이 가까워져 법안 처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정쟁으로 새로운 국가 성장의 기회를 잃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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