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미래 에너지 신기술이
現전기사업법 끼어들 틈 없어
새로운 에너지 기본법 필요”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전력망은 100여 년 전에 완성된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입니다. 기껏 만들어낸 전기조차 제대로 저장을 못 해 날려버리는 셈이죠. 길을 제대로 닦아놓지 않고 자동차만 바꾼다고 속도가 날 수는 없습니다. 현 정부가 에너지 전환정책을 표방하고 있다지만 진정한 에너지 전환은 새로운 에너지 기본법을 마련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전력산업 전문가로 꼽히는 문승일(58·전 기초전력연구원장·사진)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16일 “지금이라도 에너지 산업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오래된 에너지 제도가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신산업 계획에까지 차질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교수는 이날 서울대 행정대학원 주최로 열린 ‘에너지 전환의 시대, 100년 된 기술에 기반한 제도로 가능한가’라는 정책 지식포럼에서 에너지법의 전면적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그리드 등 향후 에너지 산업을 이끌 신기술들이 현행 전기사업법 제도에서는 전혀 끼어들 틈이 없다”며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기존의 칸막이식 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에너지 체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SS란 전기를 덜 쓸 때 저장했다가 피크 때 활용하는 장치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일조량이나 바람의 세기 등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아 ESS가 필수적이다.
문 교수는 “원전이든 태양광이든 문제는 생산해낸 전기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일방적인 방향의 에너지 생산 체계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에너지 신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전력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ESS 구축 계획도 없이 신재생에너지만 앞세워 얘기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단언했다. 정부가 신산업으로 육성하려던 ESS 산업은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쇄적으로 일어난 ESS 화재 사고의 원인 규명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문 교수는 “지금의 ESS 기술이 제도적으로나 시스템 면에서 체계적이지 않은 점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저렴한 심야 전력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ESS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관련 시장이 1년 가까이 고사 상태에 빠졌다”며 “정부가 나서 이른 시일 내에 조사를 마치고 개선방안을 발표해 기술 개발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권·송정은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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