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두 갈래로 나뉜다. 왜곡과 재구성으로 역사적 대상의 위엄과 권위를 격하시키는 코믹 코드의 탈신비화, 즉 패러디가 그 하나이다. 다른 한편에는 역사적 배경이나 재료, 형태, 색조 등에서 생경하고 이질적인 조합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의 바다로 이끄는 초현실적 데페이즈망(depaysement) 양식이 있다. 작가는 이 두 양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유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다. 인체 조각 작품을 쿠킹포일로 싼 것이다. 보통은 음식물의 임시적·편의적 보관 용도의 재료인데, 조각작품을 래핑하고 있다. 예술작품은 소중하다는, 신비스러워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해체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화려한 반짝임의 이면을 들추려는 것일까.
“반짝이는 것은 구겨진다…오랜 시간 / 반짝이는 것을 통째로 믿은 적이 있었다 / 그 팽팽하던 마음 끝자리 / 구겨진 세상이 나를 기다린다는 생각 / 하지 못했다…”(서석화, ‘쿠킹호일로 만든 세상’)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