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최근 4월의 식재료로 미나리 등과 함께 식용꽃을 선정했다. 식용꽃은 먹을 수 있는 꽃이다. 대개 음식의 색·향기·맛을 돋우기 위해 사용하는 꽃을 가리킨다.

식용꽃 섭취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1809년에 저술된 ‘규합총서’엔 진달래꽃·참깨꽃·들깨꽃을 이용한 조리법이 등장한다. 우리 선조는 진달래화전·아카시아꽃튀김·감국화전 등 계절별 대표 꽃을 음식에 넣었다. 차·술에도 이용했다. 음력 3월 3일(삼짇날)엔 ‘꽃달임’(화전놀이)이라 하여 진달래 화전, 음력 9월 9일(중양절)엔 국화전·국화차를 즐겼다.

중국에선 식용꽃을 화찬(花饌)이라 부른다. 식용꽃에 대한 첫 문헌상 기록은 중국의 수·당나라 시대를 기록한 ‘수당가화록’이다. 중국 유일의 여성 황제인 당나라 측천무후는 궁녀에게 100가지 꽃과 쌀을 빻아 쪄서 백화떡을 만들게 한 뒤 신하에게 나눠줬다. 꽃은 부녀자의 얼굴을 아름답게 해주고 늙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어 중국 궁정의 황후·비빈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베이징(北京)·톈진(天津) 일대에선 꽃차를 향편(香片)이라 부른다. 향기의 조각이란 뜻이다. 서양에선 빅토리아 시대에 케이크·음료·사탕 등 후식에 꽃이 이용됐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19세기 초엔 유럽에서 식용꽃 등 허브를 키우고 먹는 붐이 일었다. 국내에선 1990년대 초반부터 친환경 농장 등 소수 농가에서 식용꽃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일부 쌈용 채소나 허브 재배농가에서 식용꽃을 재배·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주문판매가 주로 이뤄진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유통되는 식용꽃은 20여 종이다. 진달래·국화·아카시아·동백·호박·매화·복숭아·살구 등 ‘토종’과 베고니아·팬지·장미·제라늄·재스민·금어초·한련화 등 ‘외래종’으로 나눌 수 있다. 꽃술의 재료로는 봄에 피는 진달래·매화·아카시아꽃과 가을에 피는 국화꽃이 널리 사용된다. 갓 피었거나 반쯤 피어난 꽃잎만 떼어 알코올 도수 25도 이상의 술(꽃 양의 3∼4배 분량)을 밑술로 사용해 담금주를 만든다.

식용꽃은 4∼10월에 생산·출하가 이뤄진다. 베고니아·과꽃·팬지·금잔화·금어초·장미·제라늄 등은 촉성·억제 재배를 통해 연중 출시된다.

베고니아는 신맛이 강하다. 육류 요리에 곁들이거나 샐러드 등에 넣으면 새콤한 맛이 입안 가득히 퍼져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입맛을 자극하는 한련화는 매운맛이 난다. 주황·노랑·빨강 등 뚜렷한 색상도 돋보인다. 생선 요리할 때 이용하면 생선의 비린 맛을 없앨 수 있다.

청색·분홍색·남보라색·흰색 등 색상이 다양하고 꽃모양이 귀여운 비올라는 비빔밥 재료로 그만이다. 먹는 사람의 눈·코·입을 모두 즐겁게 한다. 튤립은 단호박 무스에 첨가하면 맛과 모양이 잘 어울린다. 마시멜로는 여름에 줄기를 따라 많은 꽃이 달리는 것이 특징인 보라색 꽃이다. 달콤한 맛과 향기가 느껴진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다량 들어 있다. 데이지는 초밥·샌드위치 재료로 적당하다. 단맛이 나고 아삭거리는 느낌을 줘서다.

식용꽃은 비빔밥·샐러드·케이크·쌈밥·디저트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볶거나 찌는 등의 요리를 하기보다는 신선한 상태로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꽃의 특성상 열이 가해지면 색상이 변해 미적 가치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식용꽃을 식초·버터·잼·시럽·와인 등에 넣어 두면 오래 두고 즐길 수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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