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후면에서 경찰 및 소방 전문가들이 전날 발생한 대규모 화재에 따른 피해 상황과 화재 현장에 남은 문화재 상태, 안전 구조성 등을 점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6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후면에서 경찰 및 소방 전문가들이 전날 발생한 대규모 화재에 따른 피해 상황과 화재 현장에 남은 문화재 상태, 안전 구조성 등을 점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불 완전히 꺼진 노트르담 성당

첨탑 무너져 뚫린 구멍 사이로
황금십자가·피에타상 덩그러니

“어젯밤 본 건 연합하는 능력”
마크롱,화재로 시민결속 확인


16일 오전 화마가 걷힌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은 처참했다. 중세시대 장인들이 5000여 그루의 참나무로 만들어 ‘숲’이라 불리던 13세기의 지붕 구조물과 93m 높이 첨탑은 제단 아래에서 검은 잔해로 변해 있었다. BBC와 CNN 등의 중계 영상을 통해 성당 지붕 중앙에 뚫린 커다란 구멍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너져내린 856년의 역사 뒤로 니콜라스 코스투의 작품인 황금 십자가와 피에타상 ‘십자가에 내리신 그리스도(Descent from the Cross)’가 빛났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무릎에 뉜 성모 마리아는 참혹한 모습에 비통해하는 듯했다. 팔을 양옆으로 벌린 성모 마리아의 뒤로는 그 보호를 받았던 듯 무사한 모습의 조각상들도 보였다.

15일 오후 6시 43분에 파리 구도심 센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 밑에서 시작된 불은 8세기 반을 버텨온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의 3분의 2를 삼켜 무너뜨린 뒤 다음 날 오전 9시 30분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16일 프랑스24,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화재가 진압된 뒤 성당 내부에 처음으로 들어간 사제 중 하나인 필리프 마르세트 신부는 AP통신에 “폭격 현장을 보는 듯했다”며 참담해했다. 마르세트 신부는 “밤새 나는 눈물이 고인 채 성당을 지나는 사람들을 보았다. 완전히 혼돈 그 자체였지만, 우리는 그것이 우리를 무너뜨리게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 성당은 850년 전에 지어졌다. 전쟁을 견뎠고, 폭격을 버텨냈으며, 모든 것에 저항했다”고 말했다.

고딕 양식의 걸작들로 화려했던 센강변에는 그들의 심장과도 같았던 노트르담 대성당을 잃었다는 슬픔과 두려움, 공포가 가득했다. 전날 대성당 인근 다리 등에 모여 성가 ‘아베 마리아(Ave Maria·성모 마리아여)’를 부르던 시민들은 이날 저녁에도 기도하고, 성가를 부르며 파리 거리를 행진했다. 프랑스 역사학자 필립 그랑쿠아는 “연대와 배려의 물결을 직접 보니 무척 위로된다”며 “이는 노트르담이 파리지앵만의 것이라거나 종교 유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전 세계인의 유산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5년 내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엘리제궁 집무실에서 TV를 통해 “우리는 노트르담을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고, 나는 이 작업이 5년 내로 완수되길 원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어젯밤 파리에서 우리가 본 것은, 힘을 모으고 연합하게 하는 능력이었다”며 대성당의 화재를 통해 프랑스 시민들이 결속하게 됐음을 돌아봤다. 이어 “과거 역사 동안 우리는 마을, 항구, 교회들을 지었고 많은 것이 혁명과 전쟁, 인류의 실수로 불에 탔다. 매번 우리는 재건했다”고 강조했다. 또 “노트르담의 화재는 우리의 이야기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상기시킨다. 우리는 늘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가 있다”며 프랑스 시민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CNN은 “전문가들은 복원에 10∼1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공보실 대변인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프랑스와 함께하고 있으며, 이번 화재로 충격을 받은 프랑스 가톨릭 신자들과 파리 시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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