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별 대표 선수의 날 선정
팬들에게 다양한 경험 제공
두산의 ‘허슬두 데이’가 시초
구름관중 몰리는 인기 이벤트
삼성·SK·NC 등도 잇따라
6개 구단도 도입 적극 고려
MLB엔 ‘바블헤드 데이’ 눈길
팀 간판스타의 머리 인형 증정
‘플레이어 데이’가 프로야구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플레이어 데이는 말 그대로 선수의 날을 뜻한다. 두산의 ‘허슬두 데이’가 시초다. 두산은 2015년 4월 8일 홈에서 허슬두 데이를 처음 진행했다. 당시 두산의 간판이었던 김현수(LG)의 날을 지정, 김현수와 관련된 행사를 진행해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두산의 허슬두 데이를 신인급, 베테랑에게까지 확대했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36차례 허슬두 데이를 개최했다. 허슬두 데이의 평균 관중은 1만4315명. KBO리그 게임당 평균 관중 1만1178명보다 3000명 이상 많다.
두산의 허슬두 데이에 자극받아 삼성이 2017년 플레이어 데이를 도입했고, 올해 SK와 NC가 합류했다. 삼성은 지난달 30일 ‘박한이 데이’를. SK는 지난 6일 ‘최정 데이’를, NC는 13일 ‘양의지 데이’를 개최했다. 양의지 데이가 열린 날 NC의 홈인 창원NC파크는 매진(2만2112명)됐고, 최정 데이가 열린 날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만4617명이 SK의 홈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다. 플레이어 데이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나머지 6개 구단도 플레이어 데이 개최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플레이어 데이에선 팬들에게 푸짐한 기념품이 제공된다. 두산 허슬두 데이에선 한정판 기념품이 인기를 누린다. 투수 유희관의 허슬두 데이에선 그의 정확한 제구력을 의미하는 ‘시계’를, 유격수 김재호의 허슬두 데이에선 역시 그의 명품수비를 의미하는 손목 아대(밴드)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NC는 양의지 데이에서 양의지의 기념품인 티셔츠, 패치, 피규어 등을 추첨을 통해 나눠주었다. SK는 최정 데이에서 최정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최정 패키지(스페셜 티셔츠·사인회 참가권·일반석 티켓)’를 마련했고, 판매 시작과 함께 100세트가 모두 팔렸다.
플레이어 데이에선 또 주인공을 위한 맞춤형 이벤트가 펼쳐진다. 올해 박한이 데이에선 박한이 루틴 맞추기, 박한이의 모든 것 퀴즈 등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시구는 박한이의 첫째 딸(수영)이 맡았고 박한이가 공을 받았다. 최정 데이에서는 좌익수 쪽 외야 관중석에 최정 패키지를 구매한 팬들만 입장할 수 있는 ‘최정 존’을 운영했다. 양의지 데이에서는 팬들이 입장하면서 받은 양의지 응원 피켓을 활용한 응원전이 눈길을 끌었다.
플레이어 데이에서 ‘주인공’이 만점짜리 활약을 펼친다면 금상첨화. 양의지는 양의지 데이에 롯데를 상대로 6회 말 역전 적시타, 그리고 7회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최정은 최정 데이에 삼성을 상대로 4타수 3안타와 1득점을 보탰고 SK는 2-1의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최정은 이날 KBO리그 역대 33호 통산 1500안타 고지를 밟는 기쁨을 누렸다. SK 관계자는 “개막과 함께 부진에 빠졌던 최정이 최정 데이에 수훈선수가 됐다”면서 “아무래도 플레이어 데이의 주인공이 되면 그날 긴장하고, 그래서 좋은 성적을 거두곤 하는데 동료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획’ 의도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16일 잠실구장이 좋은 예. 두산은 이날을 투수 장원준 데이로 잡았지만, 장원준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플레이어 데이를 선정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 플레이어 데이의 주인공이 그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선수에게 향후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날짜 선정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플레이어 데이를 선정하기에 앞서 그 선수의 최근 성적이 떨어지거나, 몸에 이상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다.
한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엔 플레이어 데이와 비슷한 바블헤드 데이가 있다. 시즌마다 소속 팀 슈퍼스타의 바블헤드(3등신 비율로 제작된 머리가 흔들거리는 인형)를 증정한다. 이 바블헤드는 단 한 번 생산되는 한정판이기에 희소가치가 높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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