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 대학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엄청난 양의 군사 장비 구매를 결정했음을 3차례나 깜짝 언급하면서, 이런 큰 구매를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군이 지금까지 추진해 온 미국산 무기 구매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 당장 추가 도입하는 무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오히려 문 정부가 남북 경협 활성화 관련해 미국의 동의를 얻기 위해 상당한 양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먼저 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게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계기로 향후 무기 구매 사업의 추진 방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그 차이를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미국산 무기 판매 압박을 계속할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앞으로 10조∼15조 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이 상당히 클 게 분명하다. 벌써 F-35A 전투기 20대 추가 도입, 전자전기, 조인트 스타즈(J-STARS) 신규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수조 원에 이를 무기 도입은, 확실한 획득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아래의 3가지 원칙만큼은 미국과의 무기 도입 협상에서 반드시 고수해 나가야 한다.

첫째,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체전력을 획득하는 데 최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육·해·공군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한국군 주도의 전구 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가장 필요한 무기 체계가 무엇인지를 고민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비용 대비 효과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세부 전략을 마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향후 직도입할 무기체계의 정비 지원 기술을 요구해야 한다. 현재 해군 이지스 전투체계의 경우, 록히드마틴에서 정비하고 있다. 수명 주기 35년여 동안 미국 회사에 전적으로 정비를 맡긴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한국도 일정 정도 정비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기술 능력상, 이지스 전투체계의 성능 개량 관련 기술 능력을 갖추기는 어렵겠지만, 부분적인 정비기술 능력 정도는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다.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앞으로 20여 대 더 도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에 대한 정비 지원 기술도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셋째, 주요 무기체계 관련 핵심 기술을 반드시 이전받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특히, 다중위상배열(AESA) 레이더, 전구탄도미사일방어(TBMD), 통합전투체계 등에 관련된 핵심 기술 이전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 수행 중인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의 경우, 미국이 애초 약속한 핵심 기술을 제대로 이전받지 못해 사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미 간 안정적인 동맹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가 무기 및 방위 산업 협력이다. 특히, 무기 협력은 주한미군 대체전력 확보를 위한 주요 수단이고, 또 한국이 내실을 구축할 수 있는 방위비 분담의 한 형태다. 예를 들면, 미국은 한국에 정비 지원 기술을 제공하고 한국이 비용 투입을 늘릴 때, 양적·질적으로 이 분야의 방위비 분담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국익을 극대화하는 획득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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