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소방 당국이 93m 첨탑과 지붕을 포기하는 대신 쌍둥이 종탑을 사수하는 ‘선택과 집중’ 작전으로 성당 전체가 완전히 불타는 최악의 상황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문화재 방재 전문가 조제 바즈 드 마토스는 이날 사고 수습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방관들은 중세 쌍둥이 종탑에 있는 나무 지지대를 화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선택을 해야 했다”며 “만약 불이 나무로 된 이 구조물에 닿았다면 종탑을 잃었을 것이고 종탑을 사수하는 전쟁에서 지는 순간 연쇄반응에 의해 (전체) 성당이 붕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지붕 등을 포기하는 대신 대성당의 상징인 종탑을 지키기로 결정한 뒤 물대포를 종탑에 집중적으로 쏘았다. ‘숲’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목재로 구성된 지붕과 첨탑에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센강에서 물대포에 조달할 물을 끌어올릴 소방용 보트를 요청하는 한편 문화재 소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보다 낮은 수압으로 물을 분사했다. 동시에 소방대원 100여 명은 평소 훈련해왔던 대로 대성당 내부 유물을 안전하게 밖으로 운반하는 문화재 구조작전을 시행했다. 그 결과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지붕이 무너졌지만 대성당의 상징과도 같은 유물들은 상당수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대성당 건물이 추가 붕괴할 위험이 있는지 정밀조사 중이다. 가브리엘 플뤼스 파리소방청 대변인은 “상태가 좋아 보일지라도 지붕 박공 부분이나 지지벽 위에 놓인 무거운 석상들 때문에 여전히 위험하다”며 “일부 조각상을 제거해 무게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문가들이 무엇이 약해졌는지 등 부분별로 면밀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 당국은 13세기 만들어졌던 성당 내부 장미창의 경우 모두 온전히 보전됐지만 장미창을 연결하는 구조물이 고열로 약해져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화재로 소실된 첨탑이나 지붕의 보강 공사를 위해 설치돼 있던 비계도 고열로 모양이 뒤틀려 철거가 불가피한 상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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