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에 잠긴 초등학교 표정
‘진주 묻지마 살인’에 희생된
12세 소녀 추모 포스트잇 물결
200여장 메모지 게시판 뒤덮어
학교측, 1주일간 추모공간 운영
“천사 같은 ○○아, 곧 만나자.” “미치도록 보고 싶으니 돌아와 줘.” “사랑해, 너 너무 보고 싶어.”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묻지 마’ 방화·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금모(12) 양이 다니던 초등학교 4층 복도에는 ‘사랑해 그리고 보고 싶어’라는 게시판 세 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친구들은 추모하는 마음을 200여 개의 노란색 포스트잇에 담아 이 게시판에 붙이며 갑작스레 다른 세상으로 떠나간 금 양을 그리워했다. 몇몇 친구들은 추모 문구 옆에 천사의 모습을 한 금 양을 그리기도 했다. 18일 만들어진 이 게시판은 19일까지 이틀 동안 운영된다.
18일 오전에는 6학년 학생 전원이 학교 강당에 모여 금 양을 추모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촛불을 들고 묵념식을 열었고, 학생회장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금 양의 책상에 헌화하고, 일부 학생은 편지를 쓰기도 했다. 같은 날 저녁 50여 명의 학교 친구가 빈소를 찾아와 애도했다. 친구들은 방탄소년단(BTS)과 엑소·블랙핑크 등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고 반려동물인 고양이를 아끼며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의 준말)라고 불리던 금 양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일부 학생은 함께 온 학부모와 교사의 품에 안겨 흐느끼기도 했다. 박진우 교장은 “오늘까지만 슬퍼하고 내일은 즐겁게 등교하자”며 아이들을 다독였다.
학교 측은 22일부터 학생회실을 임시 추모공간으로 만들어 1주일 동안 운영할 계획이다. 금 양이 3학년이었을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봐 왔다는 박 교장은 “가슴이 너무 아프고, 학교에 남아 있는 아이들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곧 있을 어린이날 행사를 기획해야 하는데 난처한 상황”이라며 “행사를 하면 일부 학부모가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지만, 계속 슬픔에만 빠져 있을 수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참극의 상흔은 깊게 남았다. 학부모 김영경(여·44) 씨는 “어제 딸이 샤워를 하다가 ‘엄마’라고 크게 소리쳤는데 놀라서 뛰어가니 ‘누가 칼로 찌르는 느낌이 들어 엄마를 불렀다’고 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을 보내 ‘정서적 불안 행동이 보이면 담임과 학교로 연락해 달라’며 고통을 겪는 학생은 향후 심리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진주 = 조재연·전세원 기자 jaeyeon@munhwa.com
‘진주 묻지마 살인’에 희생된
12세 소녀 추모 포스트잇 물결
200여장 메모지 게시판 뒤덮어
학교측, 1주일간 추모공간 운영
“천사 같은 ○○아, 곧 만나자.” “미치도록 보고 싶으니 돌아와 줘.” “사랑해, 너 너무 보고 싶어.”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묻지 마’ 방화·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금모(12) 양이 다니던 초등학교 4층 복도에는 ‘사랑해 그리고 보고 싶어’라는 게시판 세 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친구들은 추모하는 마음을 200여 개의 노란색 포스트잇에 담아 이 게시판에 붙이며 갑작스레 다른 세상으로 떠나간 금 양을 그리워했다. 몇몇 친구들은 추모 문구 옆에 천사의 모습을 한 금 양을 그리기도 했다. 18일 만들어진 이 게시판은 19일까지 이틀 동안 운영된다.
18일 오전에는 6학년 학생 전원이 학교 강당에 모여 금 양을 추모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촛불을 들고 묵념식을 열었고, 학생회장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금 양의 책상에 헌화하고, 일부 학생은 편지를 쓰기도 했다. 같은 날 저녁 50여 명의 학교 친구가 빈소를 찾아와 애도했다. 친구들은 방탄소년단(BTS)과 엑소·블랙핑크 등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고 반려동물인 고양이를 아끼며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의 준말)라고 불리던 금 양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일부 학생은 함께 온 학부모와 교사의 품에 안겨 흐느끼기도 했다. 박진우 교장은 “오늘까지만 슬퍼하고 내일은 즐겁게 등교하자”며 아이들을 다독였다.
학교 측은 22일부터 학생회실을 임시 추모공간으로 만들어 1주일 동안 운영할 계획이다. 금 양이 3학년이었을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봐 왔다는 박 교장은 “가슴이 너무 아프고, 학교에 남아 있는 아이들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곧 있을 어린이날 행사를 기획해야 하는데 난처한 상황”이라며 “행사를 하면 일부 학부모가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지만, 계속 슬픔에만 빠져 있을 수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참극의 상흔은 깊게 남았다. 학부모 김영경(여·44) 씨는 “어제 딸이 샤워를 하다가 ‘엄마’라고 크게 소리쳤는데 놀라서 뛰어가니 ‘누가 칼로 찌르는 느낌이 들어 엄마를 불렀다’고 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을 보내 ‘정서적 불안 행동이 보이면 담임과 학교로 연락해 달라’며 고통을 겪는 학생은 향후 심리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진주 = 조재연·전세원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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