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인 천상의 계단에서 불법 노점 상인들이 닭꼬치 등 거리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인 천상의 계단에서 불법 노점 상인들이 닭꼬치 등 거리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공원 내 단속 현장 동행 취재 해보니…

봄꽃 축제 등 시민 발길 느는데
닭꼬치등 파는 상인들 진 치고
쓰레기 불법투기 등 피해 늘어
청소년 음주·낯뜨거운 행각도
공원, 22일부터 텐트설치 제한


“지금 공원 계단 위에서 닭꼬치를 굽거나 목살 파시는 분들 공원 밖으로 나가세요! 방송을 듣는 즉시 공원 밖으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인 천상의 계단에서 각종 구이류나 꼬치 요리를 판매하는 노점들이 진을 치고 요란하게 냄새를 풍기면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유혹했다. ‘공원에서의 노점·상행위는 금지돼 있다’는 경고가 한강사업본부의 단속 차량 스피커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왔지만, 상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미 몇 차례 과태료도 부과한 상태였다. 단속 요원은 20여 분간 목청이 터지라고 안내 방송을 하다가 다른 장소로 차량을 돌렸다. 한 상인은 “우리가 시민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도 아니고, 먹고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봄꽃 축제와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 등 연이은 축제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불법 노점 영업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쓰레기와 각종 소음으로 인한 인근 주민의 피해 호소 등 고질적인 문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한강사업본부는 현재 총 17명의 공공안전관이 4조 2교대로 불법 노점을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강에서 단속하면 상인들은 바로 인근인 영등포구청 관할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구청이 단속하면 한강으로 자리를 옮기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불법 노점에서 판 음식을 먹고 난 뒤 발생한 일회용·음식물 쓰레기가 쓰레기통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 주변을 나뒹굴었다.

최근에는 ‘텐트족’들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텐트 설치 관련 규정은 의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4면 중 2면을 개방해야 한다는 조항을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텐트 설치에 관한 안내문을 담은 간판 주변으로 4면을 꼭꼭 닫은 소형 텐트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교복을 입은 남녀 청소년들이 1만~1만5000원이면 손쉽게 소형 텐트를 대여할 수 있어 음주나 낯뜨거운 애정행각 등 일탈을 해 지나가던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한강 공원을 관리하는 한강사업본부는 이에 대해 오는 22일부터는 텐트 설치 구역을 제한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노점 상인의 생계도 걸린 문제인 데다 노점을 단속하면 상인들이 조직적으로 크게 반발해 쉽게 단속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공공안전관과 단속전담공무원을 추가 배치해 집중적으로 단속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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