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액의 11% 낸 수원문화원
“400만원 모으니 돈보내라”며
이사 등 임원에 계좌번호 보내

市,13개 산하기관 성금 받고
동참주체 ‘공직자’로만 홍보
“모금 전달 급해서 실수” 해명


경기 수원시의 성금 모금 방식이 뒷말을 낳고 있다. 강원 산불 구호 성금을 수원시에 보낸 일부 산하기관이 임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돈을 보내라”고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시는 13개 산하기관으로부터 성금을 받고도 모금 동참 주체를 ‘시 공직자’로만 한정해 홍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시청과 산하기관 직원 등으로부터 강원도 화재로 인한 이재민 구호 지원 성금 3570만3500원을 걷었다고 22일 밝혔다. 이중 2435만7500원은 시와 사업소·구청·동 주민센터 직원이, 1134만6000원은 수원도시공사 등 13개 기관 임직원이 각각 쾌척했다. 13개 기관 중 수원문화원은 염상덕 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390만 원을 모아 시에 기탁했다. 전체 모금액의 약 11%에 달하는 액수다.

문화원이 기금 모금에 나선 것은 수원시로부터 ‘강원도 화재 피해 성금 모금 협조’란 제목의 공문을 받으면서부터다. 모금 기간은 9일 오후 6시까지였는데, 문화원은 10일 이사 등 임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돈을 보내라”고 얘기한 뒤 문자로 계좌번호를 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원은 “느닷없이 실무 총괄자가 전화를 해서 ‘400만 원을 모아야 하니 돈을 보내라’며 일정 금액을 제시했다”며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분의 말인 데다 좋은 일에 쓴다니 일단 입금은 했는데, 어쩐지 등 떠밀린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이 전화했다고 지목한 문화원 관계자는 “시에서 협조 공문이 와서 돈을 모은 것이고, 강제할 뜻은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다.

시는 이렇게 시내 13개 기관들과 함께 모은 성금을 11일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하지만 기금 전달식에 사용된 기념촬영용 보드에는 ‘강원 화재 피해지원 성금(금 3570만3500원) 수원시 직원 일동’이라고만 쓰여있었고, 함께 돈을 모은 기관명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보도자료에도 모금 주체를 ‘수원시 공직자’라고만 명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모금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면서도 “홍보 과정에서 모금에 동참한 기관명까지 명시하지 못한 것은 모금에서 전달까지 급하게 이뤄져 벌어진 실수”라고 말했다.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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