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안재용(오른쪽)은 “실력과 인품을 갖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안재용(오른쪽)은 “실력과 인품을 갖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고국무대 서는 ‘몬테카를로발레단 수석무용수’ 안재용

입단 뒤 2년만에 인정받아 승급
6월 예술의전당‘신데렐라’공연
“동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작품”


“한국 관객에게 가장 저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안재용은 고국 무대에 서게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6년 이 발레단에 입단해 군무(코르드발레)를 맡았던 그는 실력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승급해 지난해 8월 수석무용수(퍼스트 솔리스트)가 됐다. 현재 이 발레단에는 수석무용수 상위 등급인 최고무용수(에트왈)가 없다.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은 오는 6월 12∼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대표작인 ‘신데렐라’를 공연한다. 지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치는 ‘신데렐라’는 1993년부터 이 발레단 예술감독 겸 안무가를 맡아온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작품으로, 신데렐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무도회장에서 신데렐라를 본 왕자가 그의 금빛 맨발에 반하고, 계모의 딸은 신데렐라의 발을 닮기 위해 성형을 한다. 요정 대신 신데렐라의 생모가 신데렐라를 돕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도 다뤄진다. 이번 무대에서 안재용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맡을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이 작품에서 신데렐라 아버지와 왕자 역을 소화해왔다.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 소속으로 처음 한국 무대에 서게 된 안재용은 고교 시절 발레를 시작한 늦깎이 무용수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영화 ‘백야’가 내 삶을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운동과 악기, 그림 등을 좋아했어요. 스노보드와 스피드스케이팅을 했고, 취미로 성악과 오보에도 배웠어요.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 때 성형외과 의사를 꿈꿨어요. 한 다큐멘터리에서 화상 환자들의 사연을 접하고, 재건성형을 공부하고 싶어졌어요. 누나가 그때 제게 발레를 권하며 ‘백야’ DVD를 줬어요. 주인공인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에게 마음을 빼앗겨 연이어 세 번을 보고는 ‘남자 무용수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그날 바로 발레를 시작했어요.”

그에게 이 발레단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님이 제게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이 좋은 옷이 될 것’이라며 추천해주셨어요. 와서 보니 정말 제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아요. 입단 후 처음부터 주요 배역을 많이 맡았어요. 감사한 일이죠. 마이요 선생님이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세요. 선생님이 직접 퍼스트 솔리스트를 제안하셨어요.”

그는 ‘신데렐라’의 가장 큰 특징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꼽았다.

“어떤 캐릭터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는 작품이에요. 왕자와 신데렐라 아버지는 모두 우유부단해요. 아버지는 신데렐라 생모를 그리워하고, 신데렐라를 사랑하지만 계모의 미모에 빠져 있어요. 왕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졌지만 행복해하지 않다가 신데렐라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끼죠. 동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게 이 작품의 매력이에요. 무용수들의 발을 주목하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어요. 모든 설정이 발을 통해 이뤄지거든요.”

그는 ‘어떤 무용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관객에게 영감을 전하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관객들이 제 춤을 보고, 자기표현을 하게 되길 바라요. 동료 무용수에게 인정받는 무용수가 되고 싶고요. 실력과 함께 인품도 갖춰야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거든요.”

김구철 기자 k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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