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을 목에 두른 인도네시아의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가 2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 시상식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은메달을 목에 두른 인도네시아의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가 2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 시상식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2년전까지 맨발로 훈련
도하 亞 선수권 100m 銀
印尼 선수론 첫 메달 획득


인도네시아의 국민적 영웅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19)에겐 ‘맨발의 스프린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맨발로 훈련, 아시아 정상급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조흐리는 2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23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자신의 베스트이자 인도네시아 신기록인 10초 13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조흐리는 비록 금메달을 놓쳤지만, 아시아선수권 단거리 종목에서 입상한 최초의 인도네시아 선수로 등록됐다. 일본의 기류 요시히데가 10초 10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조흐리와는 0.03초 차이.

조흐리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다. 4남매 중 막내. 인도네시아 롬복섬에서 맨발로 달렸다. 2년 전 스파이크를 마련했다. 2017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주니어선수권에 참가하기 위해 큰 누나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의 누나 파질라는 “동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었다”고 말했다. 40만 루피아(약 3만3000원)를 누나에게 받아 스파이크를 구한 조흐리는 10초 42로 우승했다. 그리고 일취월장했다. 2018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선 10초 27로 우승했고, 그해 세계주니어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주니어선수권이 열리는 핀란드의 비자를 받기 위해 보증인이 필요했고, 인도네시아 육상연맹 관계자 2명이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조흐리는 10초 18로 정상에 올랐다. 조흐리는 인도네시아인으론 처음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100m 결승전에 진출했기에 그의 우승은 국가적인 경사였다.

조흐리의 세계주니어선수권 금메달 획득으로 육상불모지 인도네시아에서 육상은 인기종목으로 탈바꿈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조흐리 가족에게 집을 선물했고, 기업들은 앞다퉈 조흐리를 후원하고 있다. 롬복섬이 지진 피해에 시달리던 지난해 8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조흐리의 집을 찾은 뒤 SNS에 “다행히 조흐리의 집은 전혀 피해가 없다”고 전해 국민을 안심시켰다.

조흐리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를 겨냥한다. 10초13은 올해 아시아 3위에 해당한다. 조흐리의 올래 세계랭킹은 12위다. 조흐리는 2000년생으로 아직 어리고, 불과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훈련했다. 그의 잠재력,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평. 조흐리가 빠르면 2020 도쿄올림픽 시상대에 오를 것이라고 인도네시아는 기대한다.

조흐리는 “(1위를 아쉽게 놓쳐)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성원이 있기에 괜찮다”면서 “앞으로 더 노력해 더 빨리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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