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자신의 인생 살아야
아이도 엄마도 모두 행복해”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유명
최근 ‘모든 아이는…’ 출간도
“창의성에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율성이 아닐까 싶어요.”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잘 알려졌으며, 세 아들이 서울대를 나와 건축가와 뮤지션, 드라마 PD로 창의적인 ‘끼’를 온전히 발휘하도록 키워 내 ‘엄마들의 멘토’ ‘육아의 달인’으로도 불리는 박혜란(73·사진) 씨. 박 씨는 22일 출간된 ‘모든 아이는 특별하다’(나무를심는사람들)에서 ‘4차 혁명 시대의 창의적인 아이 키우기’를 말하면서 첫째로 ‘자율성’을 꼽았다. 박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꼰대의 노파심일까요. 내 눈에는 요즘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잘해주기만 해서 스스로 자기 인생을 열어 갈 힘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라며 걱정했다. 그는 “부모가 학교 준비물과 숙제, 심지어 대학수강신청을 대신해주고 취업면접까지 따라가는 ‘과잉육아’에 올인한다면 인생을 빼앗긴 아이는 무슨 재미로 살며, 100세 시대에 어떻게 세상을 견디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씨는 “창의력은 강요된 암기 지식을 쌓아야 생기거나 타고나는 게 아니며, 단지 자유로운 환경과 부모가 공감해주는 시간 속에서 자발적이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체득된다”고 말한다. 그럴 때 “아이들의 적성은 우연히 드러나며, 특히 자신들의 꿈은 자신들이 꾼다”는 것이다. 예컨대 둘째인 이적은 어릴 적 “어느 모임에서나 시키기만 하면 쏜살같이 나가서 입을 짝짝 벌리며 온 힘을 다해 노래했다”고 한다. “종이에 피아노 건반을 그리고 입으로 베토벤의 ‘운명’을 연주하는 시늉을 내는 걸 보고는 집에 돈이 없는 걸 알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말도 못 꺼낸 아이를 그 길로 동네 피아노학원에 보냈고, 중2 때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동네 학원에 몇 달 보낸 게 음악 기초교육의 전부”였다. 건축가인 첫째는 중1 때 성인이나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TV 다큐멘터리 ‘산업 디자인의 세계’를 보고는 ‘엄마, 난 앞으로 뭐가 됐든지 디자인을 하면서 살래’라며 스스로 좋아하는 걸 발견했다. 막내인 드라마 PD도 대학입시 무렵 예상치 않게 영화감독이 되겠으니 거기에 맞는 학과를 가겠다고 우겨 제 갈 길을 갔다.
박 씨는 4년간 기자생활을 하다 둘째를 낳고 전업주부로 지내다 40세가 다 돼 여성학을 공부했고, 지금까지 강의와 육아 강연 등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자신의 삶도 충실히 챙겨온 셈이다. 그는 “엄마들이 아이의 인생을 살아주겠다고 공연히 애쓰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서 “그래야 엄마가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