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공조 관련 노골적 불만
‘간접 표명’ 균열 1단계 지나
‘익명 제기’ 2단계도 넘은 듯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문재인 정부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 제안에 대해 “중간 단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국 정부에 노골적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발언의 내용과 형식이 이례적이고 직설적이어서 한·미 공조의 균열이 심각한 단계에 이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문화일보 3월 21일 자 1면 참조) 미국의 불만이 간접적으로 제기되는 한·미동맹 균열의 1단계, 불만이 익명의 관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2단계를 넘어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마지막 3단계까지 왔다는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22일 서울 중구 주한미국 대사관저에서 가진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해리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직면한 선택지는 ‘빅딜’과 ‘굿 이너프 딜’ 사이의 선택이 아니었다”며 “한국 정부가 저와는 중간단계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중간 단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완전한 비핵화 전 중간 보상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도 소통하는 등 한·미 대화의 핵심 창구로 평가되는 인사여서 외교가에서는 충격이 더욱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해리스 대사가 간담회에서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제기되는 ‘2분 단독 정상회담’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점 등을 들어 동맹 균열을 지적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회담시간이) 2분보다는 더 있었다”며 “양국 정상이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누르술탄 = 김병채 기자 haasskim@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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