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부산 기장군 대변항을 가보면 어부들이 구성진 노랫가락에 맞춰 어선으로 잡아 온 멸치를 그물에서 털어내는 진풍경(사진)을 볼 수 있다. 윤기가 도는 은빛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기장 봄멸치’는 특유의 고소함에 미식가들의 발길을 모은다.
기장군과 기장멸치축제추진위원회는 현재 성어기를 맞아 국내 대표 수산물 축제인 ‘기장멸치축제’를 25∼28일 대변항에서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멸치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칼슘의 보고다. 봄철 기장연안에서 잡히는 멸치(길이 10∼15㎝)는 지방질이 풍부하고 살이 연한 것이 특징이다.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죽방과 권현망 어업의 ‘작은 멸치’가 아니라 유자망으로 잡는 ‘큰 멸치’(대멸)다. 어군을 쫓아 그물을 쳐놓으면 빠른 속도로 유영하는 멸치가 그물에 꽂히는 방식이다. 따라서 건어물 상품이 아니라 싱싱한 회나 구이, 젓갈용으로 주로 쓰인다. 현장에서 바로 맛을 보고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기장멸치는 전국 유자망 어업 멸치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어획량이 많다. 성어철인 4∼5월에 싱싱한 멸치를 맛보기 위해 대변항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1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올해는 멸치 출현 시기가 3월 초부터 시작돼 보통 3월 말이나 4월 초에 비해 훨씬 빠르고, 풍어를 이루고 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하는 기장멸치축제는 1997년 시작된 전국 최초의 수산물 축제로도 유명하다.
올해 행사는 25일 무료시식회를 시작으로 26일에는 길놀이퍼레이드, 풍어제 및 다채로운 행사로 개막식이 개최된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멸치회밥 무료시식회는 4일 내내 진행된다. 용암초등학교와 멸치테마광장에는 어린이체험존을 설치하는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대폭 보강했다. 대변항에 루미나리에 장식을 해 야간에도 장관을 이룬다.
관광객들은 정박한 유자망 어선에서 직접 어부처럼 그물을 털어 멸치를 수확하고, 제철을 맞은 다른 특산물인 기장미역을 바다에서 직접 채취하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멸치가요제, 유명가수 공연, 워터보드쇼, 불꽃쇼, 어업지도선 승선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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