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빌려다 쓰는 빚이라는데

차용증도 없이 빼앗기는 나의 미래는

왜 한마디 불평도 없을까?

어쨌든 쓰고 보자고

나는 상상한다 희망한다



나의 미래는 가난해질수록 더 부요해지는가

나의 기도가 미래를 갈취하는 파렴치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아주시고 참아주시는

하느님 아버지

나의 찬란한 미래는 재건축을 기다리는 과거이기 때문입니까

아무튼 당신은 나의 無窮(무궁)이기를

다만 바라고 믿어마지 않으려는

이 낭비벽을

계속 모른 체 눈감아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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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다보탑을 줍다’ 등 17권의 시집과 ‘세한도 가는 길’ 등 다수의 시선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산문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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