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언론인이자 작가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려 온 피터 현(한국명 현웅)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2세.

1927년 함남 함흥 출신의 고인은 1948년 혼자 미국 유학을 떠난 뒤 미국과 유럽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언론인이자 출판편집인, 작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프랑스의 유명 주간지에 실린 글을 계기로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카뮈, 질 들뢰즈, 윌리엄 포크너 등 당대 세계 최고의 지성인들과 친교를 맺었다.

‘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세계 유명 언론에 한국 관계 기사를 투고했고, 1963년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특파원으로 윤보선 대통령 후보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1974년에는 북한에 직접 들어가 당시 북한 사회의 현실을 취재, ‘북한기행’을 출간했다. 또 1981년에는 중국을 방문,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뤼순(旅順) 감옥을 취재해 처음으로 한국에 알렸다. 작가적인 기량도 뛰어나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한국의 고대시와 현대시, 전설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외국 언론매체에 알렸다. 1996년에는 고희 기념 회고록 ‘피터 현 세계를 구름처럼 떠도는 사나이’(푸른솔)를 출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버지는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현원국 목사, 어머니는 대한애국부인회에 참여해 민족계몽운동과 독립운동을 펼친 신애균이다. 민중신학자 현영학,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미군 참모장에게 “피란민을 배에 태워 달라”고 설득해 ‘한국판 쉰들러’로 해외에 알려진 현봉학, 대한민국 해군 창설의 주역 현시학이 그의 형이다. 3년 전부터 아들 내외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 생활했으며 유족으로 부인 현영인 씨와 아들 호기(아바커스캐피탈 대표)·민기(삼성바이오에피스 근무) 씨, 딸 미아(세계은행 고문)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5일 오전 10시. 02-2227-7500

이경택 기자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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