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교무 독신서약 없애고
결혼도 선택에 맡기겠다”
한국의 4대 종교 중 하나인 원불교가 오는 28일 104주년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을 맞는다. 소태산(少太山) 대종사(박중빈·1891∼1943)가 깨달음을 이뤄 원불교를 연 날이다. 지난해 11월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제15대 종법사로 취임한 전산(田山) 김주원(71·사진) 종법사는 23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종사가 100년 전 전남 영광에서 깨달음을 얻고 대여섯 명의 농사꾼을 데리고 원불교를 열 때를 먼저 생각한다”고 104주년 대각개교절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대종사가 절대자 없이, 마음작용을 배우고 닦는 마음공부를 가르쳤고, 협동조합 등 신도들과 함께 생활했기에 100년을 넘겨 원불교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종법사는 “원불교는 종교, 국가, 인종을 떠나 이 교법을 받아들여 실행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국가가 행복하다는 데 힘이 있다”며 “향후 100년 안에 세계화가 돼 대각개교일도 인류가 경축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산 종법사는 향후 100년의 계획에 대해 “대종사 가르침 속에 모두 담겨 있다. 핵심은 ‘생활 속의 선(禪)’”이라고 역시 마음공부를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방화·살인참사’ 등에서 보듯 ‘화’가 일상이 된 요즘 사람들에 대해서도 종법사는 ‘멈춤’의 마음공부를 제시했다. 그는 “정말 사고가 날 상황에서는 화를 멈추기 어렵다. 그러니 일상에서 자꾸 멈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면서 멈추는 연습을 할 수 있다. 그런 사소한 경계에서 연습을 하다 보면 멈출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산 종법사는 “대종사가 결혼 여부는 본인의 선택에 맡긴다고 하셨으나, 여성 교무(정녀·貞女, 원불교 여성 성직자)들에게 그렇지 못했다”며 “결혼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원불교의 남성 교무는 결혼을 할 수 있지만 여성 교무는 ‘정녀 서원’을 하고 결혼을 포기한다. 전산 종법사는 “내년부터 원광대와 영산선학대의 원불교학과 신입 여학생들의 정녀 서원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쪽머리에 흰 저고리, 검정 치마 등 여성 교무의 헤어스타일과 정복(正服)에 대해서도 “입고 싶은 대로 입고, 남의 눈총을 안 받을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만 합의에 맡기고 시행은 차차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원불교는 ‘모두가 은혜입니다’를 대각개교절의 주제로 정해 2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원불교 익산성지에서는 ‘제12회 깨달음의 빛’ 축제를 연다. 개교일 당일인 28일 오전 10시에는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원기 104년 기념식이 개최된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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