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증가율 -0.3% ‘쇼크’

경제 버팀목 수출 둔화에
투자도 최악수준 동반하락
“실물경제 심각한 위기상황”

‘정부효과’ 사라지자 충격
자생력 없는 식물경제 우려
“올 성장 목표 달성 불투명”


한국 경제가 올 1분기 역(逆)성장을 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은 앞으로 정부 재정 투입이 없으면 생명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식물경제’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와 소비는 물론, 수출까지 흔들리면서 실물경제 위기론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은 시장에서 ‘쇼크’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총체적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항상 세계 경제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한국 경제가 위태위태한 저성장세를 이어가다 못해 10년 3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이너스(-) 0.3%라는 경제성장률은 심각한 실물경제 위기 상황을 뜻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으로 노동비용이 급등한 가운데 산업재편이 이뤄지지 않자 우리 주요 수출산업의 경쟁력이 악화하는 등 상태가 더 위중해졌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번 1분기엔 수출과 투자가 함께 부진했던 게 역성장의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5분기 내 최저치가 된 수출은 전통적 강세 업종의 부진에 이어 지난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가격 단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은 기계·장비, 원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감소하며 30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결국 수출과 수입, 설비투자 등의 부진은 제조업 성장률이 2.4% 줄어든 결과로 이어졌다. 1분기 제조업의 성장기여도도 -0.7%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0.6% 늘어났던 재고는 이번에도 다시 0.2% 증가했다. 0.9% 늘어난 서비스업에서도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만큼은 1.1% 감소했다. 수출뿐 아니라 국내 경기 침체에 따라 내수도 어렵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하락한 데 영향을 받는 등 일시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즉, 지난해 4분기의 정부 지출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리 표현하면, 우리 경제가 정부의 재정 지출이 없다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의미도 된다. 1분기 소폭 플러스로 돌아선 민간소비도 지난해부터 계속된 대규모 재정 지출과 노약자 일자리 창출의 결과로 보이는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기획재정부가 전망한 올해 2.6∼2.7% 성장률 목표는 물론, 최근 한은이 낮춰 잡은 2.5% 목표도 달성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측은 2분기에 전기 대비 1.2%,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8%, 0.9% 성장하면 2.5% 달성도 가능하다고 계산했다.

성 교수는 “정부가 못하면 한은만이라도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기준금리 인하도 전격적으로 단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만용·박세영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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