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은 꿈꿨던 것과 달랐고, 기대했던 아이도 가질 수가 없었다. 서로 사랑했지만, 관계는 삐걱거렸다. 치열하게 싸운 지 10년. ‘아이 없이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부부는 세계로 떠났다. 설렘보단 두려움을 안고. 김종훈(49)-김하원(여·44) 부부를 만났다.
―간단하게 부부 소개를 부탁드려요.
(아내)“6년간 운영하던 게스트하우스를 정리하고 새 일을 준비하고 있는 김하원입니다. 작년에 제가 쓴 책 ‘우리, 아이없이 살자’ 덕에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서 기쁩니다.”
(남편)“아내가 쓴 책 ‘우리, 아이없이 살자’에서 못된 남편 역할을 맡은 김종훈입니다. 13년차 부부가 됐네요.”
―책 제목 보고 사실 자발적인 ‘딩크’(자녀를 갖지 않는 맞벌이) 부부라고 오해했어요. 사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책 출간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아내)“난임 부분이나 결혼 생활 등 사적인 이야기를 책으로 낸다는 게 겁나긴 했어요. 하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분이 계실 거고, 서로 힘을 내자고 응원하고 싶었어요.”
―책에서 세계여행 기간을 ‘결혼생활 10년보다 서로를 훨씬 더 많이 알아간 1년’이라고 했어요. 좀 더 빨리 여행을 떠날 걸 하는 아쉬움은 없었나요.
(남편)“시기가 더 빨랐다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좋아졌을 것 같진 않아요. 충분히 곪았기 때문에 잘 터뜨릴 수 있는 거였죠.”
―임신에 대한 희망을 접어야 했을 때의 심정이 책 속에 많이 드러나요.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을 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과정이랄까. 가장 도움이 된 건 어떤 건가요.
(아내)“양가 부모님께서 속상해하시긴 했지만, 저를 힘들게 하진 않으셨어요. 다행인 건 남편이 아이 없이 살아도 괜찮다고 했어요. 양육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거고, 부부 사이가 불안정하니 그랬을 수도 있죠.”
―세계여행 후 부부 사이에 유대감이 생겨나던가요.
(남편)“많은 사람이 아이를 키우면서 가족이라는 유대감을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부부는 가족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었어요. 각자 고집도 셌고, 교집합이 없었죠. 아이와 비교할 순 없지만 짧은 1년간의 여행이 우리 인생의 작은 공통분모를 만들어준 셈이죠.”
―여행하면 할수록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던데….
(아내)“여행하면서 완전히 깨졌죠. 신랑은 나와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라는 걸 확인했거든요. 그 다름을 인정하고 조금씩 양보하면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상대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가 틀렸다는 건 아니거든요.”
―“결혼해도 외롭다. 인생 어차피 혼자 왔다가 간다”는 책 속 표현이 있던데요. 그래도 결혼을 권하시나요.
(남편)“커피를 처음 마시면 쓰기만 하죠. 그러나 한 번, 두 번 마시다 보면 다른 맛도 느끼면서 하루에 몇 잔은 꼭 마셔야 하고요. 커피 맛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음료를 선호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죠.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숙취가 심한 날 어떤 음료로도 갈증을 해소할 수 없는 때가 있는 것처럼요. 외로움은 어떠한 형태로도 존재하고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않을까요?”
―부부나 커플들에게 두 분이 하신 것처럼 세계일주를 권하시겠어요.
(남편)“장기여행엔 둘이 함께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서로 뒤를 지켜주고 밀어주어야 하거든요. 거기에서 믿음이 생기고, 사랑이 깊어집니다. 여행보다 훨씬 긴 인생의 길에는 여행에서 겪는 것보다 어려운 일들도 더 많을 겁니다. 세계일주를 하면 부부 또는 커플이 당면할 일들을 미리 겪어 볼 수 있어 삶의 미니어처가 될 수도 있어요. 여행 후의 삶은 훨씬 길기 때문이죠.”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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