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잠정중단 결정
케이블 · 종편 등 경쟁서 밀려
광고매출差도 점점 더 벌어져


최근 몇 년간 지적돼 온 지상파 방송 위기론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MBC가 먼저 월화드라마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단순히 편성에서 제외한 게 아니라 심각한 시청률 하락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는 또 KBS, SBS 등 지상파 3사가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향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MBC는 25일 드라마본부 회의를 거쳐 오는 7월 방영 예정인 ‘어차피 두 번 사는 인생’을 끝으로 월화드라마 편성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 전까지 방송될 월화극 ‘검법남녀2’의 편성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1시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가 빠진 시간에 어떤 프로그램을 대체 편성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수많은 히트 드라마를 선보이며 한때 ‘드라마 왕국’이라고 불렸던 MBC로선 이번 월화극 중단이 뼈아픈 결정이 아닐 수 없다. MBC는 1980년 지상파 3사 가운데 월화극을 가장 먼저 도입해 현재의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40년 만에 스스로 지위를 내려놓은 셈이다.

내부적으론 올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월화극 ‘아이템’의 실패가 크게 작용했다. 주연배우 주지훈의 거액의 출연료를 포함해 편당 6억∼7억 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했는데 시청률은 고작 2∼4%에 머물렀다. 앞선 월화극 시청률도 매우 저조했다. 수목드라마 시청률도 한 자릿수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본 것이다.

외부적으론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OTT)인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다매체·다채널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큰 이유이다. 자본력에서는 대기업 계열의 케이블이나 글로벌 업체인 넷플릭스에 뒤지고, 새로운 아이디어에선 종편이나 유튜브에 처졌다.

실제로 지난해 지상파 3사의 광고 매출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2018년 주요 방송 5개사 광고매출에서 tvN을 보유한 CJ ENM이 5792억 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4900억 원의 JTBC였다. KBS·MBC·SBS는 나란히 3200억∼3300억 원대에 그쳤다. 이는 케이블방송사의 광고매출이 지상파를 넘어서기 시작한 2016년보다 더 벌어진 수치다.

이에 따라 지상파 3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2편의 드라마 감축 정도가 아니라 방송사 전 영역에서의 혁신이 요구된다. 시청자의 변화된 시청 패턴을 감안한 프로그램의 제작과 편성, 유통은 기본이고 조직과 인력 개편까지 거론되고 있다. KBS와 MBC는 장기 파업 사태 이후 더 심화된 조직 내 반목과 갈등도 풀어야 한다. SBS는 최근 노사대립이 재점화하면서 드라마 전문회사의 분사 등이 무산됐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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