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 적용 범위 늘리기로
지방정부 더 많은 권한 부여도
노란조끼 부유세 부활 요구엔
“투자위해 부담 줄인것”선그어
‘일하는 프랑스’를 목표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소득세를 대폭 인하하고 현재 주 35시간인 근로시간의 연장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엘리트 양성기관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ENA)를 폐지해 엘리트층의 권력 집중 현상도 개혁할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2시간 25분 동안 가진 대국민 TV 생방송 담화를 통해 “심각한 재정적, 사회적, 지역적 불평등을 이해했다”며 소득세 감축 계획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유로뉴스 등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대한 많은 사람, 특히 일하는 사람들과 중산층의 세금을 줄이고 싶다”고 감세 이유를 밝혔다. 소득세 인하에 따라 줄어들게 되는 세수는 50억 유로(약 6조4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감소분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는 공공지출 축소와 은퇴 연령인 62세 이전에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연장 등이 검토되고 있다. 그는 “프랑스는 이웃 나라보다 덜 일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고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본인을 비롯해 프랑스 고위공무원을 대거 배출해온 소수정예 특수대학 ENA에도 손을 댈 방침이다. ENA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출신배경과 상관없이 국가 엘리트 관료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정·관·재계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과도한 권력 집중의 원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고위공무원 제도를 개혁할 것이다. ENA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ENA 폐지는 그 자체만으로 엘리트층에 집중된 권력 분산을 상징한다.
사회적 불평등을 호소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의 요구사항 중 하나인 국민투표 확대에 대해서는 시민 의회와 국민투표 역할 확대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지역적 소외 역시 막을 방침이다. 노란 조끼 시위대가 주장하는 부유세 부활에 대해서는 “(부유세를 축소했던 것은) 부자들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투자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2020년 감세 효과를 판단한 뒤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역시 계속되는 시위로 정치적 영향력이 흔들리자 국면 전환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며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는 지난 20일 23주차를 맞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외에도 올 하반기 실업보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지방정부 동의 없이 학교나 병원 문을 닫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의회 정원의 20%를 비례대표로 선출하고 교사 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해 직업적 가치를 재평가하는 방안 등도 발표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오는 2022년까지 12만 명의 공무원 감축, 계약직 공무원 채용 확대, 공무원의 민간기업 임시 파견 등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공공부문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4일 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업률은 8.8%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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