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유력인사와 공공기관의 비리를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김 전 특감반원을 검찰에 고발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사건을 이첩받은 수원지검은 김 전 특감반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3차례에 걸친 조사를 거쳐 25일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다. 그가 누설했다고 판단된 공무상 비밀은 총 5가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비위 첩보와 특감반 첩보보고서 목록,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첩보, 공항철도 직원 비리 첩보, KT&G 동향보고 유출 관련 감찰 등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검찰이 판단한 공무상 비밀의 기준 탓이다. 가장 거슬리는 대목은 우 대사에 대한 비리 첩보다. 우 대사가 국회의원이던 지난 2009년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취업을 대가로 1000만 원을 수수했으나 실제 취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2016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기에 1000만 원을 돌려줬다는 게 사건의 요지인데, 우 대사를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미 무혐의 처리한 사안을 수원지검은 공무상 비밀이라고 인정한 셈이 된다.

반면 김 전 특감반원이 고발한 청와대 임종석 전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은 25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하며 임 전 실장, 조 수석 등은 무혐의 처분했다. 우 대사의 경우 현 정부의 ‘살아있는 실세’인 반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당사자들은 현직을 떠난 ‘죽은 실세’란 점에서 두 사안은 차이가 있다.

박성훈 전국부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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