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3배이상으로 급증 추세
청소년들 ‘성인 모방’ 확산
예방교육 강화 등 대책 시급
불법 촬영물을 찍어 카카오톡으로 공유한 이른바 ‘승리·정준영 단톡방’ 사건은 성인들만이 아니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소년범 네 명 중 한 명은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가 적용됐다. 10대가 저지른 불법 촬영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교육 등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A(14) 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A 군은 지난 22일 오후 6시쯤 송파구에 있는 한 은행 여자화장실에 숨어 자신의 휴대전화로 옆 칸에 있던 여성의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 밖에 있다가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이 A 군을 불러 휴대전화에 저장된 피해자 사진을 확인한 직후 경찰에 신고해 일단 유포는 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서울대 사회과학대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여성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B 군에게 징역 장기 1년 6월, 단기 1년을 선고했다. B 군은 11차례에 걸쳐 54명을 몰래 촬영한 상습범이었다.
문화일보가 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성폭력범죄피의자 검거현황’과 ‘성폭력특별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검거현황’을 보면, 2017년 성폭력범죄로 경찰에 붙잡힌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범 3071명 중 817명(26.6%)이 성폭법 제14조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4년 전 2708명 중 225명(8.3%)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경찰청에 따르면 잠정 집계된 지난해 통계도 10대 성폭력 피의자 3157명 중 불법 촬영 혐의를 받은 인원은 887명(28.0%)으로 2017년보다 증가했다. 미성년자를 갓 벗어난 연령대에서도 같은 추세를 보였다. 2017년 만 19~20세 성폭력범죄 피의자 1355명 중 277명(20.4%)이 성폭법 제14조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2013년 1020명 중 97명(9.5%)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육부 등 정부기관이 10대 남성에 초점을 둔 대책을 내야 한다”고 짚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청소년들이 정보기술(IT) 기기 친화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지만 불법 촬영 등 범죄 도구로 쓰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육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불법 촬영물을 찍고 퍼뜨리는 데 거리낌 없는 문화를 없애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서종민·정유정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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