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들 “시민 의식 낮아 자괴감”
서울시, 집회 끝날때까지 팔짱만
지난 1일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과 주변 인도가 집회 참가자의 무분별한 길거리 흡연과 담배꽁초·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제지에 나서지 않아 근로자의 날을 맞아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갔다.
이날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광장 주변에서 끊임없이 길거리 흡연과 담배꽁초·쓰레기 무단 투기(사진)를 일삼았다.
실제 수십 명의 집회 참가자가 수시로 임시 폐쇄된 시청 정문 앞과 시민들이 왕래하는 ‘시민청’ 입구 근처, 광장 인근 잔디밭 등에서 담배를 피운 뒤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바람에 시청 주변은 온통 담배꽁초 천지가 됐다. 특히 많은 집회 참가자가 봄꽃을 심은 화단과 화분 근처에서도 흡연을 한 뒤 담배꽁초를 버려 지나가던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흡연자들이 담배 연기를 공중에 마구 내뿜거나 바닥에 수차례 침을 뱉는 모습도 흔히 목격됐다. 또 ‘흡연구역 이외에는 담배를 피울 수 없습니다’가 적힌 안내 문구와 함께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도 버젓이 그 옆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물병과 일회용 종이컵, 담뱃갑 등의 쓰레기를 바닥에 던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들이 나온 김모(여·31) 씨는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이 아직 이것밖에 안 되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집회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흡연자들을 방관했다.
시 소속 한 청원 경찰은 “흡연 구역이 따로 있지만 수만 명의 참석자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워 내부에서도 따로 제지는 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실제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청원 경찰이나 시 공무원 등이 길거리 흡연자나 담배꽁초 무단 투기자를 제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행법상 금연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 10만 원을 물리지만 길거리 흡연에 대한 단속 규정은 따로 없어 계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대규모 집회 시에는 흡연자가 워낙 많아 일일이 계도 활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고 해명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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