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공급과잉…中 저가공세
풍력 설비 외국산 점유율 상승
국내업체들 오히려‘도산’걱정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사실상 ‘올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국내 관련 기업들은 도산을 걱정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풍력발전의 경우 세계 시장 진출은커녕 국내에서 외국산 설비의 점유율만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태양광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휘청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오히려 외국업체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자유한국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공단 등에서 받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대상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제조국별 현황을 보면, 2014년 국내 풍력발전 설비는 100% 국산이었다. 그러나 2015년에는 국산 비율이 59%로 떨어지고, 덴마크산이 30%까지 치고 올라왔다. 국산 점유율은 2016년 83%로 잠시 반등했으나, 2017년 59%로 다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9월 기준)에는 30%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덴마크산 점유율은 35%, 독일과 스페인 설비도 각각 15%와 1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태양광 발전 관련 국산 제품과 설비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지만 값싼 중국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를 노려 중국계 기업은 우리나라까지 몰려와 저가 공세를 펴고 있다. 이런 여파로 국산 태양광 모듈(패널) 점유율은 2014년 82.9%에서 지난해 9월 66.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점유율은 16.5%에서 33.4%로 높아졌다.

탈원전과 맞물린 한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이처럼 부작용을 낳고 있는 사이, 외국에서는 원자력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펴낸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최근호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하원에서는 원전을 지원하기 위해 청정 대기 프로그램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1월 취임한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도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모두를 포괄하는 ‘균형 잡힌 에너지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지내며 2004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AEPS)를 도입했던 에드 렌델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지역 언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것 한 가지가 원자력을 AEPS에 포함하는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많은 성과를 이룩했지만, 원전이 폐쇄될 경우 모든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가리아 최고행정법원은 최근 환경부의 신규 원전 환경영향평가 승인에 반대해 반핵연대 등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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