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관계자 “부처간 협의중”
비건 美대북대표 8∼12일 방한
한·미워킹그룹 열어 결정할 듯

당초계획 800만달러 안팎 예상
지원 뒤 모니터링 어려워 논란


통일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에 착수했다. 교착 상태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도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오는 8일 스티븐 비건(사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인도적 지원 시기와 지원금액 등이 대략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 직접 식량을 지원하는 방안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는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현재 외교부 등과 협의를 하고 있는 상태로, 부처 간 입장 조율은 이날 오후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다음 주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 측과 협의를 끝낸 뒤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심의·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워킹그룹 회의는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하는 8~12일 기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여파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인도적 지원에 한해서는 미국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한·미 간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4월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지금 일정한 (대북) 인도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협상 교착 국면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거의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당근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북 지원 시기·규모에 대해서는 한·미가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통일부는 2017년 9월 유니세프·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사업에 지원하기로 의결했던 남북협력기금 800만 달러(약 92억9400만 원) 안팎을 염두에 둘 가능성이 높지만, 당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로 집행이 미뤄졌던 만큼 그 액수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인도적 지원이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는지 점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북한 정권 유지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영주·정철순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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