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前이사장측 혐의부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등과 관련된 첫 재판에 출석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뒤 “법적 부분을 숙지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저로 인해 피해를 본 회사 직원들에게 송구하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6월 11일 오후 2시에 나온다. 재판부는 이날 같은 혐의로 첫 공판을 진행한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특수폭행 등 다른 사건으로 기소돼 있는 만큼 조 전 부사장과 재판을 분리키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 법인 대한항공의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조 전 부사장은 직접 “늦은 나이에 쌍둥이를 출산해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게 됐다”면서 “법적인 부분을 숙지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검찰, 경찰, 국세청, 출입국관리소 같은 사정기관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조사를 받아 압수수색만 10여 차례를 넘을 정도였고, 이런 과정에 피고인 부친께서 스트레스로 지병이 악화돼 유명을 달리했다”면서 “이런 개인적 슬픔이 있는데 피고인 남편으로부터 이혼 소송까지 당했고 어머니의 신세를 져야 하는데 어머니마저 기소돼 육아하기 힘든 점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에 앞서 공판이 먼저 진행된 이 전 이사장 측은 “세간에서는 재벌가 사모님이니까 다 총괄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부탁만 하면 알아서 진행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이사장 등은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들을 대한항공 직원으로 속여 입국시킨 뒤 월 50만 원 정도의 급여를 주고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지난달 9일 공판기일이 잡혔지만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재판이 연기된 바 있다.
이날 이 전 이사장은 공판을 나오면서 조 전 부사장을 껴안으면서 “엄마가 미안해 수고했어”라고 말했다.
김리안·이희권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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