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대비 투자비중 1% 이상
CJ제일제당·농심·풀무원 뿐
나머지 7개기업은 0%대 그쳐
톱3 기업들 해외서 실적 순항
“가성비 등 저가 전략만 앞세워
연구개발 소홀땐 경쟁력 약화”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소위 ‘K-푸드’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국내 식음료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구멍가게’ 수준으로 여전히 국내 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식음료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 선진국들과 겨루기 위해서는 R&D 투자 비중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일보가 2일 국내 매출액 순위 10대 식음료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중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은 CJ제일제당과 농심, 풀무원 3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개 기업의 R&D 투자 비중은 0%대에 불과해, 해외 선진국 식음료 기업들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R&D 투자 비중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매출액 18조6701억 원 가운데 1437억 원을 R&D에 투자해 R&D 투자 비중 1.4%로, 식음료 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농심이 1.2%로 뒤를 이었고, 풀무원이 1.03%를 기록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이들 3개 기업만 R&D 투자 비중 1%대를 넘겼다. 나머지 7개 기업의 R&D 투자 비중은 0.2∼0.9%대로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세계적인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의 경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음에도 R&D 투자 비중이 꾸준히 2%대를 넘고 있고, 국내 대부분 식음료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5.0∼10.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K-푸드’ 열풍을 더 확산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R&D 노력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R&D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해외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경우 지난해 해외 매출액이 342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2.5%의 성장률을 올렸다. 지난해 CJ제일제당 만두 전체 매출액(6370억 원)의 53.7%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더 컸다.
농심의 신라면 역시 지난해 해외 매출액이 31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농심은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16.0% 높은 8억8500만 달러(약 1조 원)로 높였다.
풀무원도 해외 현지에 진출한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인 ‘풀무원USA’ 두부 사업은 지난 2016년 현지 기업을 인수한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법인인 ‘푸메이뚜어식품’ 역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한국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두부 매출은 65.0%, 파스타는 70.0%의 매출이 늘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R&D에 소홀한 기업들은 히트상품 인기에 편승한 ‘미투제품’(모방제품)과 ‘가성비’ 등 저가 전략을 앞세운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치중해 식품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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