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인(40·사진 왼쪽)-이현지(여·29·오른쪽) 커플은 같은 건물, 같은 층 501호(현지), 502호(재인) 세입자로 처음 만나 이달 결혼한다. 옆집 이웃에서 한 집 부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재인 씨에게 더 들어봤다.
두 사람은 이웃에 살고 있었지만,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다. 다만 수도 계량기가 하나뿐이어서 두 달에 한 번 수도 요금을 나눠 내려고 문자를 주고받는 게 전부였다.
첫 만남도 수도가 계기가 됐다. 수도 요금을 나눠 내기 위해 현지 씨가 재인 씨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재인 씨는 “수도 요금 입금했습니다. 확인해보세요”라고 답했다. 한겨울이라 수도관이 얼었는지 집에 물이 잘 나오지 않던 현지 씨는 연락이 닿은 김에 “혹시 물이 잘 나오나요?”라고 재인 씨에게 다시 물었다. 재인 씨 집도 물이 전처럼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지 씨네처럼 아예 물이 안 나오는 건 아니었다.
현지 씨 사정을 듣고 재인 씨는 자기 집에서 물을 담아 전해 주겠다고 했다. 수도 요금을 나눠 내는 만큼, 물을 나눠 주는 게 금전적으로 손해 보는 것도 아니었다. 현지 씨는 먼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물을 담아 주겠다는 재인 씨가 고마웠다. 그런데,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 인연으로 둘이 결혼을 할 줄…. 더구나 두 사람의 나이 차는 띠동갑보다 한 살 적은 11살.
재인 씨는 현지 씨에게 물을 전달하면서 남몰래 호감을 키웠다고 한다. 현지 씨는 물에 대한 답례로 재인 씨에게 음식을 비롯해 소소한 선물을 챙겨줬다. 자신의 호의를 고맙게 생각해주는 현지 씨의 마음이 재인 씨는 좋았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받은 지 열흘 정도 지났을까. 현지 씨 집에 물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더는 두 집 남녀가 만날 이유가 없어진 것. 재인 씨는 뭔지 모를 아쉬움을 느꼈고 이 같은 마음을 현지 씨에게 문자메시지로 전했다.
“물이 잘 나와서 다행이긴 한데,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드네요.”
‘물이 잘 나와서 아쉽다(?)’는 재인 씨 연락을 계기로 두 사람은 처음으로 물이 아닌 다른 ‘목적’의 만남을 시작하게 됐다.
두 사람은 집 근처 한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재인 씨가 잘 아는 ‘집 근처 맛집’이었다. 현지 씨 역시 그곳 음식을 마음에 들어 했다. 재인 씨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현지 씨, 제가 이 동네에 오랫동안 살아서 집 근처 맛있는 곳을 많이 알아요. 다음에 또 다른 곳에서 함께 저녁을 먹어도 될지요?”
재인 씨 제안에 현지 씨는 “좋다”고 답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마치 연인처럼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기도 했다. 또 같은 층에 살다 보니 집에 들어가는 게 바래다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적지 않은 나이 차 때문에 연애를 시작하는 것에 고민이나 망설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나이 차는 물을 주고받으며 싹트기 시작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뿜어져 나오는 물을 손으로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둘은 501호 여자와 502호 남자로 만나 연인이 됐고, 이달 곧 부부가 된다. 한겨울 수도관 문제로 물이 나오지 않은 덕에, 평생의 반쪽을 찾은 셈이다.
“현지와 있으면 참 편해요. 또 (현지는) 저보다 11살 어리다는 나이 차를 못 느낄 만큼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에요. 누구의 말대로 제 짝은 정말 멀리 있지 않았던 셈이죠. (웃음)”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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