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 안도현 지음 / 휴먼앤북스

지난 2009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불법포획됐다. ‘제돌이’란 이름을 얻은 이 돌고래는 이후 서울대공원으로 팔려가 돌고래 쇼를 하다가 2013년 제주 바다에 다시 방류돼 자유를 찾았다. 이후 ‘제돌이’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사람은 돌고래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 그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밖에 없다. 23년 전 소설 ‘연어’로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는 연어의 강렬한 생명력에 주목했던 안도현 시인이 이번에는 돌고래를 주제로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냈다.

안 시인의 새로운 소설 ‘남방큰돌고래’는 ‘제돌이’를 모델로 삼아 ‘연어’의 세계를 확장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불법포획 후 쇼 돌고래로 전락하는 고난을 겪은 수컷 남방큰돌고래 ‘체체’는 다시 돌아온 제주 바다에서 암컷 돌고래 ‘나리’와 사랑을 나눈다. 이후 체체는 할아버지 돌고래의 유언 ‘마음의 야생지대’를 듣고 미지의 세계인 남태평양으로 떠나며 내적성장을 경험한다. 저자는 환경보호, 전쟁 반대, 평등 등 묵직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엮고, 마침내 “어떻게 살아야 정신의 자유를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180쪽, 1만2500원.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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