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가 집필하고 번역했던 책들. 서 명예교수는 최근 ‘뉴스로 책 읽기’라는 서적을 출간했다.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가 집필하고 번역했던 책들. 서 명예교수는 최근 ‘뉴스로 책 읽기’라는 서적을 출간했다.
서 교수는…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에게 ‘영문학자’ ‘칼럼니스트’ ‘대학교수’ ‘보수주의자’ 중에서 어떤 호칭이 좋은지를 물었다. 2~3초 망설이다가 “아무래도 영문학자지요”라고 말한다. 그는 영문학을 ‘나의 비밀 보물 창고’라고 불렀다. 문학은 시사적인 글로는 활용도가 적지만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는 설명이다. 서 명예교수는 “‘문학이 없었다면 나의 삶이 얼마나 빈곤하고 초라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다른 재주가 아무것도 없어서 영문학과에 진학한 것이 일생일대의 행운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 명예교수의 모친은 어린 딸에게 매달 한 권씩 책을 사주셨다. 책이 흔치 않고, 읽을거리도 변변치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는 “어린이용 문학도서 같은 종류였는데, 수십 번을 읽고 또 읽고 나중에는 외울 정도가 됐지요”라면서 “나중에 중학교에 올라가니 ‘책 그만 읽고 공부하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몰래 책을 읽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제일 좋아하는 문학 작품이 무엇인지를 묻자 “글쎄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家)의 형제들’…, 긴 책이라서 여러 번 읽지는 못했는데, 대목 대목, 문장 문장을 좋아했지요”라고 답했다. 한때는 소설 ‘모비딕’을 썼던 허먼 멜빌에게도 빠졌다.

요즘 보수 우파 사이에서 인기 칼럼니스트인 서 명예교수는 외국 TV를 즐겨 시청하면서 글로벌 세상 돌아가는 상황도 챙긴다. 서 명예교수는 “처음에는 미국 CNN 방송을 들었는데 속이 상해서(미국 보수진영 기준에서 볼 때 CNN은 강경좌파매체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영국 BBC를 주로 시청하지요. 정치 보도도 있지만 문화와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 종종 나와요. 독특한 예술가를 소개하는 코너도 있고요. CNN은 너무 편향적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서 명예교수는 원래 미국 대학에서 영미문학을 가르치려고 했지만 고려대에 정착했다. 학생들에게 영문학을 가르치는 직업을 소중히 여겼고, 영문학과 결혼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지금도 여전히 문학소녀다. 그는 인터뷰 끝 무렵 “나는 왜 이렇게 변변치 못한 인간일까? 사람은 왜 엉터리일까? 인간이 뭔지 알고 싶어서 영문학의 길을 택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지요”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서 명예교수는 “그런데 아직도 정답을 발견하지 못했어요”라면서 “결국 삶은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인가를 모색해 나가는 과정인가 봐요. 인간에 대한 의문이 나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질문입니다”라고 말했다.


△1948년 출생 △경기여중·여고 △이화여대 영문과 △웨스트조지아대 영문학 석사 △미국 국무부 풀브라이트 장학생 △뉴욕주립대 박사 △고려대 영문학과 교수 △런던대 아시아·아프리카·중동 지역학 대학 방문교수 △고려대 도서관장 △한국연구재단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운영위원장 △대한민국문학상, PEN 문학상, 대한민국문학번역상 수상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