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27곳 휴업 선택
지난해보다 16곳 증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A중학교는 올해 스승의 날(5월 15일)에 ‘재량 휴교’를 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선생님을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교내에서 행사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시대 흐름에 맞지 않아 조용하게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학교처럼 스승의 날에 교문을 걸어 잠그거나 아무런 행사도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금지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 싶은 분위기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27개 학교(초교 4곳·중학교 10곳·고교 13곳)가 오는 15일 재량 휴업을 선택했다. 이는 지난해 11곳보다 16곳이 늘어난 수치다. 2년째 재량휴업을 하고 있는 B학교 교사는 “지난해 교사·학부모 모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자율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을 찾아뵙는 것이 스승의 날 의미에 더 가깝다는 교사들의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단축 수업을 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15일 오후 수업은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인천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스승의 날, 스승의 은혜라는 문구 자체가 민망하다”며 “지난해에는 김영란법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카네이션 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학생과 교사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돼 교사는 금액과 상관없이 어떤 선물도 받을 수 없다. 다만 학생 대표가 학생들의 뜻을 모아 선물하는 카네이션은 받을 수 있다. 16년 차 교사 오모(39) 씨는 “스승의 날이 없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5월은 학년 초기라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스승의 날을 학년 말이나 방학 때로 옮기는 것이 어떤가 싶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