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전반 앞 팀에 20분 늦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매경오픈(총상금 12억 원)이 자폐성 발달장애인 이승민(22·사진)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2일 경기 성남의 남서울골프장에서 개막된 매경오픈 첫날 이승민은 12오버파 83타를 쳐 140위로 꼴찌에 그쳤다. 그리고 이승민의 경기 시간이 현저히 늦어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회는 고민 중이다. 평범한 선수라면 곧바로 경고 조치나 지연 플레이로 벌타를 주겠지만, 경기위원회는 이승민의 장애를 고려해 벌타 없이 첫날 일정을 종료했다.
이승민은 첫날 전반 앞 팀보다 20분 정도 늦어 파 5인 9번 홀에서 앞 팀이 홀을 떠날 때까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오지 못했다. 경기위원이 옆에 따라붙어 경기 진행을 독려했지만, 앞 조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승민은 5세 정도의 지능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통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민이 다른 선수보다 발걸음이 느리고, 어떤 샷을 구사할지 판단하는 데 시간도 많이 소요되기에 진행이 늦은 편. 이날 경기위원은 2명의 동반자와 뒤 조에 양해를 구했지만 전체 경기 시간이 늦어져 속앓이를 했다.
홍두표 KGA 경기위원장은 “일반 선수처럼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어 고민”이라며 “경기위원을 붙여 선수에게 이동속도를 빠르게 하게끔 독려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그동안 대회 출전 때마다 경기 진행이 문제가 됐지만, 다행히 경기위원회의 배려로 벌타나 실격된 사례는 없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에릭 컴튼(미국)에게 정규대회에서 전동카트를 제공한 적이 있다.
이승민은 2017년 10월 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전 세계 투어에서 이승민처럼 발달장애 선수가 정규투어 멤버가 된 경우는 전무한 편. 이승민의 도전 정신에 감동한 하나금융그룹이 후원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체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승민은 코리안투어 시드가 없어 초청 선수로 출전하고 있다. 이승민은 지금까지 프로 골프 대회에서 2차례 컷 통과를 경험했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 이어 지난달 28일 끝난 중국프로골프 차이나 투어 선저우 페닌슐라 오픈에서 두 번째 컷 통과를 이뤄냈다.
성남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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