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청구소송 등에 영향
임금 등 사회적비용 증가 우려


대법원이 최근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해 근로자의 인정 범위를 넓히는 판결을 내리면서 퇴직금 청구소송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적 비용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3부는 지난 2월 15일 선고를 하기 위해 종결했던 사건을 재개하고 오는 24일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철도역사에 입점해 있는 매점의 전 운영자가 코레일유통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이다. 1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재판부는 “코레일유통이 매점운영자의 출퇴근 시간 등을 관리 감독하는 등 종속적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매점운영자가 코레일유통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미루고 변론을 재개하자 법원 안팎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는 선고기일 하루 전날인 지난 2월 14일 내려진 대법원 판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철도역사 내 매점운영자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앞서 1·2심에서는 매점운영자를 코레일과 판매위탁용역계약을 맺은 독립사업자라고 봐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는데, 대법원이 이를 뒤집고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은 파기환송 근거로 지난해 6월 학습지 교사에 대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내린 판결을 들었다.

이에 대해 한 고위법관은 “헌법 조문만 봐도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이 규정한 근로자의 개념은 다르고 그래서 관련법이 두 갈래로 이원화된 것”이라면서 “최근 법원의 움직임은 인적 종속성을 기준으로 하는 근로자법상 근로자의 개념을 노조법상 근로자 범위만큼 넓혀 ‘일원화’하려는 추세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노조법상 노무공급계약의 형태를 다양하게 인정해주면 퇴직금 등 임금소송의 기준이 되는 근로자법상 근로자의 범위도 덩달아 널뛰고 결국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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