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연구원 분석

美캘리포니아 산불 책임인정 탓
PG&E 파산신청…전기료 인상
재난 리스크 제도적 대비 필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실수로 발생한 재난에 대해 피해책임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4월 발생한 강원지역 산불과 관련해 한국전력공사에도 이 같은 사례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균 에너지경제연구원 해외정보분석팀 연구위원은 7일 ‘북부 캘리포니아 산불과 지역 전력공급회사인 PG&E의 파산 보호 신청’ 사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력공급사들의 재난 리스크가 매우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기술적, 제도적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에도 안정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피해책임을 제한하거나, 산불 재해보험 등의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캘리포니아 산불 사례 분석에서 미 북부 지역 최대의 전기 가스 사업자인 PG&E가 2018년 산불 발생 당일 산불 발생 예상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정전을 시행토록 하는 ‘공공안전을 위한 예방 정전(Public Safety Power Shutoff)’ 프로그램을 이행하지 않아 산불을 예방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 점을 거론했다. 골드만삭스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 산불로 인한 손해배상, 법률 및 기타 비용은 약 29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PG&E의 지급 능력 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로 인해 PG&E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결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 상원 법안(SB 901)에서 대형 산불 발생 시 전력공급 회사의 책임을 제한하고 발생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을 허용했는데, 이는 배상 부담으로 인해 전력공급 자체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회사 청산 시 전력공급 지장에 따른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미국 사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강원 고성 지역 산불이 만일 한전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정된다면 한전은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떠안아야 하며 이는 곧바로 전력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비록 한전이 PG&E와 달리 공기업이란 특성이 있지만, 상장법인이란 점에 비춰볼 때 투자자들의 피해도 잇따를 수밖에 없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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