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슬로웨어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로베르토 콤파뇨 슬로웨어 회장이 슬로웨어 패션을 설명하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 Slowear 로베르토 콤파뇨 회장
“패션도 환경·노동·소비 등 사회적 책임의 관점서 봐야
옷장에 더 오래 머무를 소재 퀄리티 좋고 친환경적인 옷 그게 바로 클래식 패션이죠
韓, 새로운 것에 열려 있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해 놀라”
“우리가 추구하는 느리고 지속 가능한 패션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지향하는 태도이자 행동입니다.”
‘슬로 패션’(유행을 따르지 않는 친환경적인 패션)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슬로웨어(Slowear)’의 로베르토 콤파뇨 CEO이자 오너를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슬로웨어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만났다.
콤파뇨 회장은 전 세계 패션계에 불고 있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에 대해 “가치 있는 소비가 더 커져야 하고, 이는 환경과 노동·소비 등 다양한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수많은 옷을 구매하고 잠시 입고 쉽게 버리는 ‘패스트(fast) 패션’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옷을 구입하는 것이 너무 쉽기 때문에 구매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많은데, 옷이 내 삶에 어떻게 작용할지, 나아가 인생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콤파뇨 회장은 “슬로웨어는 옷장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소재 및 디자인 퀄리티가 좋고 친환경적인 옷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게 바로 클래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등의 패션계 영향력 확대에 따른 트렌드를 추종하지 않는 슬로웨어만의 정체성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젊은 세대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변화를 강요당하며 시장의 흐름을 일방적으로 좇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과 철학을 공유하는 시장을 만들었고, 이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 지역 방문을 통해 슬로웨어는 중국 등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콤파뇨 회장은 “중국 시장 진출이 예정돼 있는데,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이를 중국과 여타 아시아 지역에 퍼트리는 등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한국 남성들의 패션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표했다. 콤파뇨 회장은 “이탈리아는 패션으로 유명하지만, 서울 거리의 남성들이 새로운 것에 더 열려 있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한국의 브랜드들 역시 매장에서도 브랜드 철학을 표현하고 체험하도록 한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서는 혁신도 주요 요소라고 콤파뇨 회장은 강조했다. ‘포웨이(4way) 스트레치’ 소재를 개발하고, 플렉스 울 특허를 확보하는 등 슬로웨어는 새로운 소재와 염색 방법, 가공 방법 등을 지속해서 연구 개발하고 있다.
콤파뇨 회장은 “각 브랜드 라인마다 맞는 소재에 관한 연구 등 옷을 만드는 소재와 과정을 발전시키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비싼 옷이 아니라, 느리지만 삶에서 계속될 수 있는 브랜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