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에 비해 해외 판매 회복세가 더뎌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시장 다변화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멕시코, 러시아 등에서 판매 신장을 이뤄내고 인도·브라질 등에서 실적을 방어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소폭이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다변화 전략에 따라 동남아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시장 위축 속에 올 1분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6.7% 줄었다. 중국을 제외해도 같은 기간 시장 규모는 5.6% 축소됐다. 그러나 1분기에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글로벌 판매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의 경우 1년 전보다 판매량이 2.7% 줄었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0.4% 증가로 돌아선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것은 시장 다변화 효과라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유럽, 중국 외에도 인도,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지에 해외 법인·공장을 설립해 해외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러시아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 증가율 15.2%를 기록했다. 아프리카·중동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기타 권역’에서도 4.2%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4.2% 판매 신장을 이뤘고, 유럽에서도 0.6%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현지 투자를 통해 시장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베트남 탄콩 그룹과 판매 합작 법인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지 생산능력을 기존 4만9000대에서 최대 6만 대로 늘렸다. 내년 하반기에는 제2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을 10만 대까지 올릴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인도 아난타푸르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에 약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동남아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그랩’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한 반등을 위해서는 결국 중국에서 살아나야 한다. 올 1분기 미국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6% 판매 증가를 이뤄냈지만, 중국에서는 13.0%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어 4월 중국 판매는 1년 전보다 30%가량 빠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부품사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원가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라며 “또 친환경차를 적극 출시해 근본적 체질 개선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가 지난달 베이징 1공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