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기자회견 취소
閔청장 지구대서 현장 점검
유리한 상황에 맞대응 자제


경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검찰의 ‘여론전’에 대해 맞대응을 하기보다 낮은 자세로 민심 수렴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셀프 개혁’에 대해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의 무게추가 경찰로 기울면서 전체적인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몸조심을 하는 분위기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유흥가 밀집 지역에 위치한 홍익지구대는 일 평균 100여 건의 112신고가 접수돼 전국에서 가장 바쁜 지구대다. 경찰청장이 현장 방문을 하는 경우는 잦지만, 통상적으로 언론에 알리지 않는 ‘잠행(潛行)’ 형식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이례적으로 언론 취재도 적극 허용했다.

전날 경찰은 수사권 조정 업무 관계자의 기자간담회를 10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가 3시간여 만에 취소했다. 수사권 조정 논의가 경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물꼬를 튼 만큼, 검경 간 ‘밥그릇 다툼’ 양상 대신 민생 행보를 강조한다는 방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 취임 2주년 계기 KBS 특집 대담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검찰은 개혁 ‘당사자’이고 ‘셀프개혁’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보편적 생각”이라며 “검찰은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지금까지 놓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여론전에 경찰이 맞불작전으로 나서면 검경 간 ‘밥그릇 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경찰의 민 청장의 현장 행보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치안 역량 향상에 힘쓰는 모습부터 알리고, 이후 진행될 국회 논의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을 돌이켜봐도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는 형국이 되면 ‘권한 다툼’ 등의 양비론 프레임에 갇혀 논의가 흐지부지돼 결국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인식이다.

반면 검찰은 지난 1일 해외출장 중이던 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적 반대입장 표명 후 여론 대응에 힘써 왔다. 김웅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면 발생하는 문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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