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규모 63빌딩의 3배 크기
하루 교통 수요 수만명 추정
기존 도로2곳 일부 확장 그쳐
인접주민 “섬처럼 고립” 불만
주차장도 관광객 몫 34대 불과
부산 엘시티(해운대 관광리조트) 초고층 빌딩의 완공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통 및 주차 대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엄청난 교통 수요에 비해 주변 신설 도로 없이 기존 2개 도로를 일부 확장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당초 엘시티는 지난 2011년 졸속 환경 및 교통영향 평가에 따른 특혜 시비로 이 같은 사태가 예견돼 왔다.
10일 부산시와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끝 6만5934㎡의 부지에 연면적 66만㎡ 규모로 101층 랜드마크 타워(높이 412m), 83∼85층 주거타워 2개 동(333∼339m) 등 3개 빌딩에 아파트(882가구), 레지던스(561실), 호텔(260실), 쇼핑몰, 온천워터파크 등이 오는 11월 들어선다. 63빌딩의 3배 크기인 건물 규모로 볼 때 하루 교통 수요 인원이 수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송정 방향 달맞이길(온천사거리∼미포교차로) 400여m 구간에 대해 167억 원을 들여 기존 3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을 뿐이다. 해변 방향 우회로인 달맞이길62번길 220m 구간은 300억 원을 들여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할 계획이지만 이 중 70억 원은 아직 예산도 확보하지 못했다. 110필지의 토지·건물 등의 수용을 위한 보상이 진행 중인데 6월 초에야 감정가 산정이 이뤄진다. 이 도로 확장 사업은 엘시티가 분담한 75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비를 시와 해운대구가 특혜 논란으로 뒤늦게 긴급예산으로 조달하면서 늦어졌다.
특히 엘시티 뒤쪽에 있는 마을 주민 200여 명은 이들 2개 도로를 연결하는 130m 도로(2차로) 신설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지만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주민들은 “엘시티 완공으로 섬처럼 고립된 주민들의 긴급 소방도로이면서 교통체증의 대체도로 역할도 할 수 있는 새 도로가 시급하다”며 민원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 도로는 기존 도시계획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주차 문제는 더 심각하다. 엘시티 측은 거주자 위주로 4875면의 주차장을 확보했지만 남부 지역 최고 높이의 바다 조망권으로 관광객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망대 몫은 고작 34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 측은 “주차난으로 비상이 걸려 엘시티와 함께 주차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시티는 부산 유명 주거·상업시설인 마린시티, 센텀시티와 불과 2㎞, 4㎞ 떨어져 있고 해운대해수욕장과 붙어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가보니 마린시티에서 엘시티 입구까지 해수욕장 해변도로의 교통 정체가 심해 엘시티가 완공된 이후 피서철까지 맞물리면 엄청난 교통난이 벌어질 것이 우려됐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해운대구 관계자는 “원래 주변 신설 도로 계획은 없었고, 빠른 도로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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