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줍줍족 방지’ 대책 불구
서울 아파트 분양가 너무 높아
대출완화 없인 계약 쉽지 않아


정부가 일명 아파트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의 신조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예비당첨자 비율을 현행 80%에서 500%까지 대폭 높였다. 청약 가점이 낮아 내 집 마련이 어려웠던 30~40대 무주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당첨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일부 무주택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일보 4월 23일자 1·16면 참조)

10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20일 투기과열지구(서울, 경기과천·분당·광명·하남, 대구수성·세종) 내 입주자모집공고 단지부터 예비당첨자 비율을 전체 공급물량(조합원 분 제외한 일반분양 기준)의 80%에서 500%로 높여 적용키로 했다.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는 약 5000가구가 일반분양되는데 무려 2만5000가구를 예비당첨자로 선정해놔야 하는 셈이다. 현행 청약제도는 1,2순위를 대상으로 당첨자를 선정한 뒤 계약 포기자, 부적격 당첨자가 나오면 1,2순위 신청자 중 선정해둔 예비당첨자에게 기회를 준다. 여기서도 미계약이 나오면 무순위 신청자에게 추첨을 통해 공급한다. 무순위 청약이 문제로 떠오른 것은 1,2순위 당첨자가 현금부족 등으로 포기한 미계약 아파트를 현금부자·다주택자가 사들이는 ‘줍줍’ 현상이 나타나서다. 무순위는 청약통장 없이도 만 19세 이상이면 조건 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가로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무순위 신청자의 당첨 기회가 희박해졌지만, 서울 아파트는 분양가가 높은 만큼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실수요자가 당첨되고도 계약을 주저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 불과하고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갈 경우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