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차은우·위키미키가 소속된 판타지오엔터테인먼트의 웨이제(韋傑·사진) 대표가 중국에서 사기 스캔들로 체포되면서 ‘중국발’ 투자자본의 신뢰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016년부터 중국 자본이 국내에 본격 진출한 이후 처음 벌어진 ‘사고’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이달 초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눈에 띄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정부와 민관협력개발투자사업을 진행하던 중국 JC그룹의 웨이제 회장이 지난 4월 28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불법 자금 조달과 사기 스캔들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중국에서 벌어진 단순한 부동산 스캔들 중 하나로 보였던 이 사건은 웨이제 JC그룹 회장이 국내 대표적인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인 판타지오의 대주주 겸 대표이사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관련 소식이 국내에 급속히 전파됐다. 중국에서 불법 자금 모집은 중범죄로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판타지오의 매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웨이제 대표가 구속돼 실형을 받으면 대표이사 변경이 불가피한 데다 판타지오 소속 배우와 가수들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깊숙이 침투한 중국 투자자본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도 요청되고 있다. 중국 자본의 ‘순도’를 확인하고, 어렵게 쌓은 한류의 신뢰성 하락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자본은 YG엔터테인먼트나 FNC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기획사에도 들어와 있다. YG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와 양민석 대표의 지분율 합이 19.43%로, 11.65%를 보유한 상하이(上海) 펑잉(奉熒)경영자문파트너십과 텐센트모빌리티 등에 쫓기고 있다. FT아일랜드, 유재석의 소속사인 FNC는 한성호 대표이사와 관계자 지분이 34.16%이고, 중국 쑤닝(蘇寧)유니버셜미디어의 지분은 22%나 된다. 김윤석·유해진 등이 소속된 화이(華誼)브라더스코리아는 지난 2016년 중국 최대 미디어 기업인 화이브라더스가 지분 27.5%를 인수하면서 아예 중국계 회사가 된 지 오래다.
중국 사정에 밝은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의 한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중국 자본의 유입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해왔다”며 “한류 콘텐츠에 이해가 있는 중국 자본은 환영하지만 비즈니스에 활용할 목적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사냥하는 중국 자본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웨이제가 이끄는 JC그룹은 2017년 판타지오의 지분 약 3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후 나병준 공동대표를 해임하고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선언, 중국 자본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주체가 된 사실상의 첫 사례가 됐다. 판타지오 측은 12일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온 게 없다. 경영상·업무상 공백 없이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소속 아티스트들도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위기설이 확산하는 걸 경계했다. 그러나 판타지오의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째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또 주가는 현재 800원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