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공적자금 회수 및 각종 기업 구조조정 대책이 국회의 파행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로 지난달 임시국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금융 관련 법률안들이 논의조차 안 된 상황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의 계좌추적권은 지난 3월 23일 기준으로 일몰됐다. 예금자 보호법 제21조를 보면, 예보는 저축은행 부실과 관련 있는 사람의 손해배상책임이나 재산은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후 저축은행들의 은닉재산을 찾아내기 위해 법제화됐다. 애초 계좌추적권의 효력 기간은 2014년 3월까지였지만 회수실적이 지지부진하면서 일몰 기한이 2019년 3월 23일까지로 5년 더 연장됐다. 부실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31조7000억 원으로, 이 중 지난해까지 회수된 공적자금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3조8500억 원이다. 계좌추적권이 사라지면 부실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지상욱(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계좌추적권을 상시화하는 예보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올해 들어 임시국회가 잇따라 파행하면서 예보법 개정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관련자의 재산은닉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이른 시일 내 계좌추적권 상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실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계 기업에 대한 정상화 지원 기능을 강화하려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캠코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법정 자본금 한도를 1조 원에서 3조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캠코법 개정안(유동수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해 말 국회에 상정됐지만, 예보법 개정안처럼 뒷전으로 밀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