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AT&T 바이런 넬슨 우승

23언더… 2위그룹 2타차 제쳐
코스 72홀 최저타 타이 기록
한국 선수론 6번째 정상 올라

전날 기상악화로 3R 일몰 중단
3시간 자고 나와 잔여경기 치러


강성훈(32)이 158전 159기 신화를 작성했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했던 강성훈은 159번째 출전에서 생애 첫 우승의 꿈을 이뤘다.

강성훈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79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23언더파 261타인 강성훈은 공동 2위인 멧 에브리와 스콧 피어시(이상 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강성훈은 2013년 배상문에 이어 이 대회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됐고 한국 선수로는 역대 6번째 한국인 PGA투어 챔피언 반열에 올랐다. 강성훈의 우승으로 PGA투어 한국 선수의 통산 승수는 16승으로 늘어났다. 강성훈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 142만2000달러(약 16억7500만 원)와 함께 오는 2023년까지 PGA투어 카드를 획득해 당분간 투어 카드 걱정은 잊게 됐다. 강성훈은 이와 함께 내년 마스터스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전권도 따냈다. 강성훈은 또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더해 지난주 71위에 머물렀던 페덱스컵 랭킹을 21위(878점)로 50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강성훈이 우승 문턱을 넘는 데는 무려 8년이나 걸렸다. 강성훈은 이날 4라운드에서 여러차례 위기를 맞아 흡사 2년 전의 데자뷔를 떠올리게 했지만 위기를 극복했다. 강성훈은 2017년 셀 휴스턴 오픈에서도 마지막 날 3타 차 선두를 달리며 첫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스스로 무너지는 바람에 러셀 헨리(미국)에게 뼈아픈 역전을 당해 눈물을 흘렸다.

강성훈의 이날 우승은 멀고도 험난했다. 강성훈은 2011년 PGA투어 진출한 이래 158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고, 날씨마저 방해했다. 강성훈이 이날 기록한 버디 7개와 보기 3개가 말해주듯, 우승 길목에서 여러 고비를 넘겼다. 강성훈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3라운드 잔여경기를 치르기 위해 불과 3시간만 잠을 자고 새벽에 대회장에 도착했다. 강성훈은 3라운드에서도 3타를 줄이며 3타 차 선두를 유지했고 곧바로 4라운드에 돌입했다.

7번 홀까지 버디와 보기 1개씩 주고받았던 강성훈은 8∼10번 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전반에만 4타를 줄인 에브리와 공방을 벌였다. 12번 홀(파3) 보기로 선두를 내준 강성훈은 14∼16번 홀에서 다시 3개홀 연속 버디를 만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15번 홀(파4)에서 분수령을 맞았다. 강성훈은 두 번째 샷을 안전하게 그린을 노려 핀 7m 지점에 떨어트렸지만, 에브리는 무리하게 핀을 공략하다 그린을 놓쳐 2온에 실패했다. 강성훈은 쉽지 않은 내리막 퍼트를 집어 넣었고, 에브리는 3m 파 퍼트마저 놓치며 보기를 범해 이 홀에서만 2타 차가 되는 ‘2샷 스윙’이 나왔다.

2타 차로 재역전한 강성훈은 16번 홀(파4)에서도 핀 2m에 붙이며 버디를 추가해 3타 차로 달아났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쳐 30m 거리에서 퍼터로 핀 2m에 붙였다. 강성훈은 파 퍼트를 놓쳤지만 2타 차 우승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선두에 5타 차 뒤진 채 마지막 일정을 시작한 브룩스 켑카(미국)는 전반에 4타, 후반에 2타를 줄였지만 벌어진 타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성훈 경기 후 “캐디에게 오늘 3라운드 잔여경기까지 치러야 하니 ‘모두가 긴 하루를 보낼 것이고 누군가는 지쳐 실수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나는 온종일 너무 집중하지는 않으려고 했고, 그래서 에너지를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마지막에는 정말 정신력 싸움이었고,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캐디와 차분히 즐기자는 마음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공을 향해 갈 때는 집중했다. 에너지를 아낀 것이 우승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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