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에 손해 끼쳤다는
납득할 만한 증거 없었다”
부장검사 출신의 법학 교수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과정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배임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 2017년 법원 판결은 부당했다고 주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이 판결 등을 토대로 지난 2일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7억1800만 달러(약 840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상태다.
13일 부장검사 출신인 한석훈(사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조협회 최근호 저널을 통해 내놓은 판례 분석 ‘연기금의 주주 의결권 행사와 배임죄’ 기고문에서 “피고인이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를 가하고 제일모직 대주주들에게는 이익을 취득하게 한 배임죄를 범했다고 판단한 이 사건 1심과 항소심 판결에는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다수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먼저 한 교수는 합병비율이 부당했다는 판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국민연금공단의 ‘합병 찬성’을 부당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합병비율이 부당했음이 인정돼야 하는데 이 점에 관한 설명은 미흡했다”면서 “특히 공정한 합병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증명해야 하지만 1심과 항소심 판결에서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또 “피고인이 합병비율 개선 노력을 한 부분이 있어 배임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병계약 발표 직후 주가 상승 사실에 비춰 보면 만약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했다면 합병 무산 및 기대감 상실로 삼성물산 주가가 더 떨어져 국민연금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제기했다. 문 전 장관 등 피고인이 의결권 활용으로 이익을 포기하고 되레 소극적 손해를 국민연금공단에 입혔다는 항소심 판결은 납득할 만한 증거가 없는 판단이라는 얘기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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