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인사 문자는 업적 홍보’ 무죄 선고한 원심 파기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황진구 부장)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하진 전북지사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과 달리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송 지사는 직위를 유지한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명절 인사를 통해 다가오는 선거에서 자신에게 긍정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인되거나 상기되도록 할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1심 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쳐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처벌 전력이 없고 링크한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이 7000여 명에 불과해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송 지사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 15일 업적 홍보 동영상 링크가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40만여 통을 도민에게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문자메시지에는 “우리 전북도는 가장 높은 지지율로 새 정부를 탄생시키면서 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인사·예산·정책 모두 최고의 전성기입니다. 2년이 넘는 노력 끝에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도 성공시켰습니다. 이제 이를 계기로 전북 대도약의 시대를 만듭시다.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십시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에서는 “피고인이 전북지사로서 전북도의 성공적인 활동상황을 포함해 의례적인 설 명절 인사말을 한 것을 넘어 업적을 홍보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공직선거법 86조 5항을 추가, 공소장을 변경했다.

공직선거법 86조 5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자체의 사업계획·추진실적 그 밖에 지자체의 활동상황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배부 또는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하진 지사는 재판 직후 “변호사와 상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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