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사단 연락장교 하빈슨 대위
영어 가르치며 한미동맹 가교역


“아버지가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인연으로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한국인 친구들이 많아 한국 문화·역사에도 익숙한 편이라 간부영어교육 강사를 자원했습니다.”

경기 포천 육군 6군단의 한국군 간부 20여 명을 대상으로 간부영어교육 초급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미2사단 소속 6군단 연락반 연락장교 마이클 하빈슨(29·사진 오른쪽) 대위는 15일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큰 영광이고 즐거움이며 제가 배우는 게 더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빈슨 대위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한국지원단 카투사(KATUSA) 병사의 통역 도움을 받아 수업을 진행하는데, 미 2사단 연락반 팀원과 한국군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이라며 “학생들이 말하기는 어려워해도 듣기는 어느 정도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빈슨 대위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목적으로, 제 한국어 실력보다 학생들이 더 뛰어나다”는 칭찬도 잊지 않았다. 하빈슨 대위는 ‘스승의 날’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스승의 은혜’ 노래를 제창하는 한국군 학생들로부터 카네이션도 선물 받았다.

지난 1월부터 5개월째 영어수업을 하고 있는 하빈슨 대위는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지난해 10월 한국 근무를 자원했던 것도 한국에 주둔했던 부친 때문. 부친인 제리 앨런 하빈슨(67) 예비역 육군 소령은 1984∼1985년 미 2사단 공병중대 정보작전장교로 근무했다. “한국 전통 음식 중 해장국을 가장 좋아한다”는 하빈슨 대위는 학생들에게 남이섬, 강원 속초 등 한국 명소나 부대 인근 맛집에 대해 자주 물어보는 등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달 6군단 주최 진군체육대회에도 미 2사단 장교들과 함께 참석했다. 그는 “체육대회에서 처음 씨름을 접했는데,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힘을 전략적으로 써야 이긴다는 사실이 흥미진진했다”며 “한·미 장병이 하나가 되고 양국 관계가 더욱 단단해지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연락반 간부영어교육은 지난해 미2사단 예하 각 군단 연락반이 한·미 동맹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영어교육을 한국 측에 먼저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9∼12월 1기 수업에 이어 올해 1월부터 2기 수업이 진행 중이다. 하빈슨 대위를 포함해 미 2사단 연락장교 3명이 초급·중급·고급반 20여 명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1시간씩 수업을 해오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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