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방위 제재 더해 큰 충격
외무성 담화까지 내며 美비난
추가조치 막는 ‘연막’일 수도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가 2005년 북한이 “피가 얼어붙는 고통”이라고 호소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 당시와 같은 대북 압박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BDA 사태는 미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 2500만 달러를 동결한 사건으로, 보다 전방위적 대북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압류 조치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의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한 이번 압류 조치에 대한 반발 수위는 2005년 BDA 사태 당시와 ‘닮은꼴’이다. 담화는 미국의 압류 조치를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부정하는 것으로, 미국은 저들의 행위가 금후 정세발전에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BDA 사태 당시에도 “2500만 달러에 대한 동결을 해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맞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압류 사태가 2005년 BDA 사태처럼 북한을 상당히 괴롭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05년과 달리 현재 대북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이행되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느끼는 고통이 더 클 수 있다는 것. BDA 사태 당시에는 미국이 특정 부분만 금지하는 ‘핀셋 대북 제재’를 가했지만, 현재는 북한의 주력 수출·수입 품목과 금융 거래에 대한 전방위적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미국이 추가적인 제재 이행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발이 실제 압류 중지보다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제재 시행에 제동을 거는 데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적용된 제재는 2017년 7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면서 가해진 조치로, 미국이 제재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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